▲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안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참고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표적 가상화폐 가운데 하나인 이더리움이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이는 기술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뿐 아니라 신기술 적용에 따른 단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에서 오래도록 사용됐던 기존의 기술 방식과 달리 새로운 방식의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기술 변화를 반기는 지지자들은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상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크게 낮출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9월 중순으로 예정된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가상화폐가 생산되고 거래되는 네트워크를 기존의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이더리움은 그동안 고성능 컴퓨터 연산을 통한 채굴 작업을 진행하는 주체가 작업량에 따라 일정 분량의 가상화폐를 받고 이를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로 거래되어 왔다.
이런 구조는 가상화폐 채굴을 시도하는 여러 주체가 동시에 고성능 컴퓨터 연산을 진행해 경쟁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로 도입되는 지분증명 방식은 여러 주체들이 협력해 공동 작업을 진행하는 대가로 가상화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블룸버그는 현재 이더리움 채굴에 사용되는 연간 전력량이 뉴질랜드 국가 전체의 1년 전력 사용량을 넘는 수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전력소모가 이론상 99% 줄어들게 돼 환경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거대한 공장단지 여러 곳을 가동해야만 했던 기존 방식이 컴퓨터 몇 대만 돌리면 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는 셈”이라며 “이더리움이 환경친화적 가상화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국언론 및 증권사에서 머지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 시세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 경영 등을 이유로 가상화폐의 환경적 악영향을 고려해 쉽게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보안성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쓰이던 작업증명 방식은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가상화폐에서 활용되는 기술 방식인 만큼 10년 이상 충분한 검증을 거쳤지만 지분증명 방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업그레이드를 거친 뒤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더리움 머지를 지지하는 쪽은 기술 변화가 환경에 미칠 긍정적 가치가 이런 리스크와 비교해 더 크다고 믿고 있다”며 “하지만 지분증명 방식은 현실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보안 문제는 가상화폐 네트워크의 신뢰성에 핵심인 만큼 예상치 못한 보안 취약점이나 버그가 발생한다면 이더리움 시세가 오히려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