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의 비중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다중 채무자들이 증가하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의 비중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연합뉴스> |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다중 채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1년 말(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2021년 기준 전체 차주 수(1천989만4천 명)에 22.4%을 적용하면 약 445만6천여 명이 다중 채무자인 것으로 추정됐다. 1분기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1분기 다중 채무자의 대출 잔액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의 비중이 32.6%로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50대가 28.0%를 기록했으며 30대 이하(26.8%), 60대 이상(12.6%) 순이었다.
40대의 경우 2021년 말보다 비중이 1.1%포인트 낮아졌지만 30대 이하와 50대는 각각 0.6%포인트, 0.2%포인트 늘었다.
다중 채무자 대출 잔액을 차주의 소득 수준에 따라 살펴보면 고소득자(소득 상위 30%)가 65.6%를 차지했다.
중소득자(소득 30∼70%)와 저소득자(소득 하위 30%)의 비중은 각 25.0%, 9.4%를 기록했다.
고소득자 비중은 2021년 말보다 0.3%포인트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득자와 저소득자는 각 0.2%포인트, 0.1%포인트 커졌다.
금융권별 다중 채무자 비중을 살펴보면 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대출 잔액 기준으로 76.8%, 차주 수 기준으로 69.0%가 다중 채무 상태였다.
2021년 말과 비교해 대출 잔액기준 0.9%포인트, 차주 수 기준 1.5%포인트씩 다중 채무자 비중이 늘었다.
시중 은행의 다중 채무자 비율은 1분기 말 대출 잔액 기준 27.6% 차주 기준 25.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대출 잔액은 0.3%포인트 줄고 차주 수는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제2금융권에 해당하는 저축은행, 중·저소득층, 30대 이하 젊은 층 등 금융취약 계층에서 다중 채무자 비중이 늘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중 채무는 일반적으로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윤창현 의원은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청년,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취약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