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주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8일 전날보다 9.82% 오른 1만850원에 장을 마쳤다. 금호타이어 주가가 1만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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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 주가는 최근 3거래일 동안 30% 가까이 올랐다.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매각가격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한 채권단은 지분 매각을 위해 매각타당성 검토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매각조차 확실하지 않지만 벌써부터 다양한 인수후보가 거명되며 인수전 흥행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의 행사 범위를 박 회장 개인에게 한정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가장 먼저 살 수 있는 권리다.
채권단은 올해 인수전 흥행을 위해 최근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경우 박 회장이 혼자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무효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곧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다른 인수후보들이 뛰어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외 타이어회사들이 금호타이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 점도 금호타이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의 미쉐린, 독일의 콘티넨탈, 중국 국영 화학기업인 켐차이나 등이 인수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켐차이나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타이어회사 피렐리 지분 26%를 79억 달러에 사들였다.
산업은행은 콘티넨탈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7일 보도자료를 내 "사실과 다른 보도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주가 변동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 내내 요동쳤던 금호산업 주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산업 주가는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인 2014년 11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난해 10월 인수전이 일단락될 때까지 급등락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었고 일부 소액주주는 박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