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확산된 데다가 러시아가 동유럽 3개국에 석유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점이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 9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날 대비 4% 넘게 떨어졌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 <연합뉴스> |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8.13포인트(0.18%) 내린 3만2774.41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7.59포인트(0.42%) 낮은 4122.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0.53포인트(1.19%) 떨어진 1만2493.93에 장을 끝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전망치 하향 발표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날보다 137.44포인트(4.57%) 하락한 2866.90에 장을 끝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밤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I가 지난해 7월 대비 8.7%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6월 증가율(9.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6.1% 정도 오를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는데 이는 6월(5.9%)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결과에 따라 9월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폭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여부도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의 전미자영업연맹(NFIB) 7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89.9로 집계됐다. 지난달(89.5)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지난 48년 평균치(98)을 밑도는 수준이다.
NFIB도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에 대응하고는 있으나 소기업 부문의 불확실성을 재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 국영 송유관 업체인 트란스네프트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석유 운송이 5일 전에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하루에 약 25만 배럴을 중부 유럽에 공급된다.
이 때문에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 3곳에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끊겼다.
트란스네프트 측은 선결제를 위해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보낸 송유관 사용료가 반환됐다고 설명했는데 유럽연합(EU)의 금융제재로 우크라이나 측 송유관 업체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EU의 금융제재 때문에 동유럽 국가에 석유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앞서 러시아는 가스관 수리를 이유로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량도 크게 줄인 바 있다.
미국 뉴욕증시 하락에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영향도 컸다.
전날 엔디비아가 실적 전망치를 17% 하향 조정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거시경제적 요인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지난 6월 말 실적 발표에 제시한 매출 전망치의 하단을 밑돌거나 그 수준으로 나올 것이다"고 예고했다.
이날 주요 반도체 기업인 엔디비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MD의 주가는 각각 3.97%, 3.74%, 4.53% 떨어졌다.
업종별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에너지(1.8%), 유틸리티(1.1%), 부동산(0.7%)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통신(-0.7%), 정보통신기술(IT)(-1.0%), 경기소비재(-1.5%)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