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유가가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며 항공주 주가를 향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항공주는 7월 코스피 반등에서 소외되면서 여전히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데 유가 안정화와 함께 여객수요가 회복된다면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주를 향한 주가 회복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 <대한항공> |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항공주는 대한항공(-2.46%), 진에어(-1.34%), 아시아나항공(-1.29%), 제주항공(-0.95%), 티웨이항공(-0.49%) 등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며 전날까지 이틀 연속 계속된 상승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날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주는 전날까지 이틀 연속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 흐름을 보였다.
전날 진에어 주가는 7.19% 뛰었고 대한항공(5.18%)과 아시아나항공(5.10%) 주가는 5% 이상 올랐다. 제주항공(3.62%)과 티웨이항공(2.49%) 주가도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전날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0.47%에 그쳤다.
최근 유가 하락이 항공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22년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33%(2.12달러) 내린 배럴당 8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날 3% 넘게 내린 데 이어 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인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실적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유가 하락은 통상적으로 항공주 주가에 호재로 여겨진다.
유가는 현재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만 더 커지지 않는다면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리포트에서 “유가를 결정하는 단기 변수 4가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에너지 불확실성을 제외한 글로벌 원유수급, 글로벌 경기, 달러화 흐름 등 3가지 변수가 유가의 하향 안정세를 예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항공주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4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운송지수는 52.13포인트(0.36%) 오른 1만4478.74에 장을 마쳤다.
다우운송지수는 미국 주요 항공주가 포함된 지수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하락에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메리칸에어라인스그룹(1.57%), 알래스카에어그룹(1.34%), 제트블루에어웨이스(1.05%), 델타에어라인스(0.24%) 등 주요 항공주 주가가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8월 국내외 여객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국내 항공사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4일 서울시는 8월 한 달 동안 일본과 대만, 마카오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8월 열리는 관광축제 ‘서울페스타 2022(SEOUL FESTA 2022)’ 등을 맞아 6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 외교부, 질병관리청 등과 협의를 진행해 이같이 결정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8월 이후에도 해외 여객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유가 하락 안정화가 항공기 운임 인하로 이어진다면 여객수요 회복세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항공주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상황 종식에 따른 엔데믹과 리오프닝(영업활동 재개)의 기대감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커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유가 상승 등으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7월에는 높은 유가 수준,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증시 반등 흐름에서도 소외됐다.
국내 대표 항공주와 운송주로 구성된 KRX운송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0.76% 하락했다. 한국거래소가 각 산업분야별로 산출하는 28개 KRX지수 가운데 7월에 하락한 지수는 운송, 은행, 금융, 유틸리티 등 4개뿐이다.
앞으로 이어질 항공주의 실적 발표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4일 시장의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별도기준으로 매출 3조3324천억 원, 영업이익 7359억 원을 냈는데 2021년 2분기보다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274% 늘었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임 상승과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5일 리포트에서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1분기 2분기와 비슷한 깜짝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PER(주가수익비율) 10배,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 수준으로 기업가치 부담도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