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BA.5'의 감염이 확대되면서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목받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감염을 확산시키는 중이다.
비교적 늦게 자체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백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외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도 수혜 대상이다.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BA.5를 비롯한 다양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기존 오미크론 변이 BA.1 대상으로는 스카이코비원이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됐다. 건강한 성인이 스카이코비원을 기초 접종한 뒤 스카이코비원을 다시 추가접종하면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중화하는 중화항체가가 약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카이코비원이 BA.5 변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카이코비원은 안전성을 갖춘 것은 물론 효과도 상당하다"며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BA.5 등 변이가 나와서 단정할 수 없지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등 변이 예방효과를 강화한 새로운 자체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양한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백신, 코로나19와 변이가 속한 바이러스 계열을 모두 예방하는 범용백신 등을 연구하는 중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은 매해 맞아야 하는 백신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이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유행하는 BA.5 변이에 대응한 백신도 개발할 예정이라 향후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에서도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위탁생산을 맡긴 노바백스는 BA.5를 비롯한 변이용 백신 원액을 생산하기 위해 위탁생산 계약을 확대했다.
노바백스는 이 원액을 활용해 변이 백신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뉴백소비드의 오미크론 대응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고 BA.5, BA.4 등 변이 대상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바백스가 뉴백소비드의 BA.5 예방효과를 증명하거나 변이용 백신을 새로 개발할 경우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수혜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뉴백소비드 원액을 생산해 노바백스에 공급하는 한편 한국과 태국, 베트남에서 직접 판매할 권리를 갖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BA.5 변이는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여겨진다. 기존 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해 면역 회피성이 높아 감염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의 7월 3주차(17~23일) 주간 확진자 수는 42만4877명으로 1주 전보다 84.7% 늘었다. 변이 유형별 검출률을 보면 오미크론 BA.5 변이의 비중이 국내 감염의 49.1%, 해외 유입의 73.3%를 차지해 압도적이었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BA.5의 감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의 BA.5 감염 비중은 6월4일 9.4%에서 7월23일 81.9%로 확대됐다.
이처럼 오미크론 BA.5 변이의 기세가 커지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월 말 백신기업들에게 오미크론 하위 변이를 대상으로 하는 개량 백신의 개발을 주문하기도 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식품의약국이 올해 가을을 앞두고 개량 백신을 승인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