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초에만 해도 1천억 원대 영업이익은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기 불확실성과 글로벌 LCD 수요 급감에 영업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호영 LG디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에서 만들고 있는 TV용 LCD사업을 내년 중에 접고 앞으로 올레드(OLED)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LCD와 올레드 가격 차이가 벌어져 올레드 생태계 확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LG디스플레이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진은 올레드(OLED) 패널을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
28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재무전문가와 전략가의 솜씨를 발휘해 LG디스플레이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지만 올해 디스플레이 업황이 어두워지면서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TV출하량이 2021년보다 3.8% 줄어든 2억2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LCD TV의 전년 대비 출하량 감소율은 4.1%로 시장 전체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올해 상반기 TV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판매업체들의 재고 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2022년 TV 출하량이 2억 대 이하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정 사장은 TV용 LCD패널의 수요 위축에 대응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TV용 LCD패널 사업을 단계적으로 접는다는 방침을 내놓고 앞으로 올레드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사장은 과거 LG디스플레이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바꿔 놓아 성과를 냈던 만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LG디스플레이가 선도하고 있는 올레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사장이 대안으로 꼽는 올레드 패널 시장도 전망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올레드 패널의 성장에도 제동일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올레드 패널과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 패널의 가격경쟁력이 더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경기둔화에 따른 전방수요 위축으로 세트판매가 상반기와 비교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유통과 세트업체의 재고정책이 보수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현실화한다는 전제로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형 고객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삼성전자와 올레드 사업에서 협상이 중단된 점도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는데 부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고객회사(삼성전자)와 협력에 상당부분은 진전이 있었지만 현재는 중단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LG디스플레이가 LCD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워지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올레드 사업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자 증권업계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관련한 부정적 실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찬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6조3천억 원, 영업손실 7788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면적은 8% 감소하고 평균판매단가(ASP)는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