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민간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돼 정부와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 현장. <삼성바이오로직스> |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예고한 가운데 이와 발맞춰 진행될 민간기업의 투자 규모에 시선이 쏠린다.
조 단위로 집행되는 민간 투자 중 대부분이 삼성, 셀트리온, SK,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정부 지원책도 이런 기업들의 투자를 원활히 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지원 계획을 분석해보면 국내 백신·바이오기업들은 2026년까지 생산설비 및 연구시설에 약 13조900억 원을 투자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추산한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매출이 17조5천억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 투자 내용을 보면 대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총합 11조7400억 원을 투입한다. 4개 기업이 국내 전체 투자의 89.7%를 점유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으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무려 8조7400억 원을 단독으로 투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1~3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1조7400억 원을 투자해 4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는 중이다. 4공장은 2023년 6월 완공이 예정됐다.
4공장이 지어진 뒤에도 새로운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8공장 건설 예산으로 7조 원을 계획해놨다. 1~4공장이 자리잡은 제1 바이오캠퍼스보다 규모가 더 큰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셀트리온은 송도에서 2023년 준공을 목표로 3공장을 짓고 있는 가운데 4공장 건설도 준비하고 있다. 3공장과 4공장 건설에 드는 비용은 1조5천억 원이다. 4공장까지 완공되면 셀트리온의 생산능력은 기존 1~2공장 19만 ℓ(리터)에서 45만 ℓ로 급증한다.
최근 신설된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도 투자 보따리를 푼다. 아직 공식적으로 투자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송도나 충북 오송을 대상으로 1조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건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투자기간이 2023년 시작될 것으로 파악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 규모 상위 4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백신을 전문으로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5천억 원을 들여 송도 연구개발생산센터를 건립하고 안동 백신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특히 송도 연구개발생산센터는 백신·바이오 분야 기초연구와 공정개발 및 생산을 위한 연구소, 공장, 사무실 등이 들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벌 사업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대웅제약(2115억 원), GC녹십자(2112억 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1699억 원), 유바이오로직스(1015억 원), LG화학(1천억 원) 등이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1천억 원 이상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으로 집계됐다.
▲ 국내 백신·바이오 분야 투자 중 1천억 원 이상 규모 갈무리. <정부> |
정부는 이같은 투자를 포함한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계획 ‘팬데믹 대비와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선진국 대비 투자 규모나 경험이 부족한 바이오헬스 분야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공해 반도체 등 기존 첨단산업 못지 않은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을 지원책의 1순위로 꼽았다. 기업들이 투자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인허가, 입지 선정, 기반 조성 등 단계마다 관련 부처가 밀착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 지원, 정책자금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바이오헬스산업 혁신방안은 새정부가 들어선 직후 계획된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강한 동력을 갖고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열린 제4차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바이오헬스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성장과도 직결된다"며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