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텍이 고부가 의약품 생산을 추진한다.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법인. |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 의약품 위탁생산 계열사 SK바이오텍이 고부가 의약품 생산을 추진한다.
SK그룹 차원에서 전개하는 위탁생산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이스 피츠해리스 SK바이오텍 아일랜드법인 사장은 현지시각 17일 아일랜드 매체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공장에 대한 투자와 함께 새로운 기술에 1천만 유로(약 130억 원)를 추가 투자할 것이다”며 “여기에는 표적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텍 아일랜드법인은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스워즈 캠퍼스의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에 걸쳐 6500만 달러(약 860억 원)를 투입해 기존보다 생산능력을 50%가량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피츠해리스 사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SK바이오텍이 단순히 생산 규모를 키울뿐 아니라 생산 품목의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항체약물접합체는 특정 항원에 이끌리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해 표적 세포에만 약물이 작용하도록 만든 것으로 항체약물중합체라고도 불린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약효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주로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화이자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타그’,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블렌렙’, 로슈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치료제 ‘폴리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6월 영국 항체약물접합체 개발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에 투자했다.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시장은 이처럼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에 뛰어들면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루츠애널리시스는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 시장규모가 2019년 25억 달러에서 2030년 15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위탁생산 분야의 진입장벽은 낮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저분자 합성의약품과 비교해 구조가 복잡한 만큼 개발과 생산 단계에서 기존보다 높은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항체약물중합체의 연구개발 및 규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항체약물중합체는 개발,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약물 개발자에게 생물의약품과 합성화학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을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현재 소수의 위탁생산업체만이 항체약물중합체 생산에 대해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텍이 추가 투자를 계획하며 항체약물접합체 기술 확보에 나서는 까닭이다.
SK바이오텍의 신사업은 SK그룹에서 최근 공을 들이는 의약품 위탁생산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SK그룹은 SK바이오텍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의약품 위탁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SK그룹이 투자한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기업인 미국 CBM과 프랑스 이포스케시에서 각각 생산시설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합성의약품을 생산하는 미국 앰팩(AMPAC) 역시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SK바이오텍을 포함해 이런 해외 계열사들을 관리하는 위탁생산 전문법인 SK팜테코는 이르면 2023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2025년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