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업계에서는 한샘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들어서 한샘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 잡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한샘이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330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62.9%가 줄어든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샘의 실적 악화에는 시장 환경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바라본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전국 주택거래량이 올해 들어 움츠러들면서 업황이 전체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5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3200건으로 2021년 5월(9만7524건)보다 35.2%가 줄었다. 올해 5월까지 누적거래량은 25만99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만401건)보다 44.7%가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등이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샘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은 2020년과 비교해 파티클보드(PB) 가격이 약 36%, 중밀도섬유판(MDF)의 가격이 약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샘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제품가격을 인상해왔다. 제품가격 인상으로 급한 불은 끈 셈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목재 가격의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구업계 일각에서는 한샘의 위기 원인을 회사 내부의 변화에서 찾기도 한다.
한샘은 지난해 12월 IMM프라이빗에쿼티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올해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하고 조직개편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멤버들이 반발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실제로 한샘의 기존 임원들 가운데 일부는 회사를 떠나고 있다. 안흥국 홈리모델링사업부문장, 김덕신 키친바흐사업본부장, 김홍광 생활환경기술연구소장이 지난달 30일 한샘에서 퇴직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한샘 안팎에서는 안흥국 홈리모델링사업부문장의 이탈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안 부문장은 2017년부터 리하우스사업본부를 맡아 홈리모델링사업을 한샘의 주력사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집행임원에 발탁되면서 더욱 활약이 기대되기도 했다.
한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직개편과 효율적인 의사구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샘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김 대표가 지난달 내걸었던 매출확대와 주가부양의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샘 주가는 6월27일 6만5100원으로 반등했으나 7월부터 힘을 잃었다. 14일 한샘 주가는 5만7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 대표는 한샘의 실적 회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 대리점 확장 및 리뉴얼, 신제품 출시, 텔레비전 광고 등의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자체 시공 전문가 교육기관인 '시공아카데미' 교육도 확대해 직접 시공인력을 5천 명까지 늘리려고 한다.
한샘의 체질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디지털 전환 △시공 프로세스 혁신 △고객경험 혁신 △운영 효율 극대화 △신사업 추진 등 한샘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이에 따른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4일 ‘연구개발(R&D)데이’ 행사를 열고 홈인테리어 시장의 주요 소비계층으로 최근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겨냥한 상품 개발 과정 개편, 브랜드 재정립 등 제품 역량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8월에는 매장 리뉴얼, 전시 혁신을 주제로 한 ‘크리에이티브데이’ 행사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리빙테크기업으로의 도약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착실히 다진 내실을 바탕으로 업황이 나아졌을 때 압도적 격차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