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7-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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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전용전기차 아이오닉6이 세계 최고수준 전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6으로 전기차 기술력을 입증하며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 '퍼스트 무버(선도자)' 위상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 현대차 전용전기차 아이오닉6일 세계 최고수준 전비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14일 아이오닉6의 주요 디자인 및 상품성을 담아낸 영상 '아이오닉6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를 현대 월드와이드 유튜브와 캠페인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을 77.4kWh(킬로와트시)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3.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내놓는다.
영상을 통해 현대차는 아이오닉6 스탠다드 후륜구동(RWD) 모델이 현존하는 전용전기차 가운데 세계 최고 수치인 연비 6.2km/kWh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오닉6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24km에 이른다고 알렸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 가운데 지금껏 가장 높은 전비를 기록한 차종은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후륜구동 모델로 전비는 5.7km/kWh다. 기아 EV6 스탠다드 2WD 모델이 5.4km/kWh로 2위다.
1회충전 주행거리에서 500km 이상을 기록한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상온기준 527.9km)과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상온기준 511.4km) 단 2종 뿐이다. 기아 EV6 롱레인지 모델은 상온기준 483km로 나타났다.
아이오닉6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비와 1회충전 주행거리가 지난해 8월 출시된 기아 EV6와 비교에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전기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현대차는 가장 먼저 낮은 공력계수(자동차가 공기 저항을 받는 정도를 표시한 수치)를 꼽았다. 아이오닉6의 공력계수 0.21Cd로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최저 공력계수에 해당한다.
현존하는 양산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공력계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 EQS의 0.20Cd다. 가격이 2억 원에 육박하는 포르셰의 전기차 타이칸 터보의 공력계수는 0.22Cd에 그친다.
아이오닉6은 '전동화'와 '부드러운 유선형 디자인'의 합성어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를 디자인 철학으로 삼고 제작됐다. 기획단계부터 항속 거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셈이다.
현대디자인센터와 차량성능개발센터를 중심으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협력해 개발했다. 통상 차량 개발에서 디자인이 완성된 뒤 공력 등 기술적 보완을 하는 것과는 다른 과정을 거쳤다.
이런 협력의 산물로 전비와 항속거리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이오닉6의 후면에 자리한 리어 스포일러다. 이는 공기저항을 의미하는 항력과 차량이 위로 뜨는 힘인 양력을 동시에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오닉6는 유선형의 차체로 인해 빠르게 달릴 때 차량의 상단과 하단 압력 차이에 의해 떠오르는 양력이 발생하는데 리어 스포일러가 차량 뒤쪽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루프(차량 윗부분)를 타고 흘러오는 바람을 뒤로 흘려보내 항력을 잡아주고 스포일러 끝단의 와류를 최소화한다.
현대차는 약 70여 개의 서로 다른 스포일러 형상 가운데 최적 형상과 위치를 컴퓨터 유체 역학 해석 등을 활용해 도출했다고 한다.
현대차는 범퍼와 타이어 사이에 덧대 공간을 최소화하는 부품인 휠 갭 리듀서를 세계 최초로 고안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브랜드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 기반의 기술요소를 바탕으로 배터리와 구동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아이오닉6 전용 타이어를 개발해 구름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전비와 항속거리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4년 여 개발기간을 거쳐 2020년 말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한 뒤 전기차 기술력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서는 폴크스바겐 다음으로 빠르게 전용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 아이오닉6의 리어스포일러.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E-GMP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줄곧 "지금껏 내연기관차 시대에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며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선두업체)’가 돼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의 2번째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6에서 확인되는 전기차 기술의 빠른 진보는 전동화 시대 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도약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전용전기차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그룹은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에서 45만4563대의 자동차를 팔아 점유율 10.0%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1만5414대를 기록해 점유율 9.7%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첫번째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이미 올해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포함해 3관왕을 차지하면서 전기차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