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07-11 15:34:53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대상의 중국 라이신 생산업체 지분 취득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대상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라이신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대상의 라이신 생산공정. <대상>
11일 대상의 공시에 따르면 대상은 중국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HEILONGJIANG CHENGFU FOOD GROUP CO.,LTD, 이하 청푸) 지분 32.87%의 취득 날짜를 기존 7월31일에서 12월31일로 미뤘다. 추가지분 확보와 관련한 계약내용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상은 지난해 8월 청푸에 지분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초 올해 1월 말로 예정됐던 지분 취득이 2차례나 연기된 것이다.
변경된 계약에서는 대상이 구주 인수를 통해 지분을 51%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기존 계약은 대상이 청푸의 단독 유상증자에 참여해 51.86%까지 지분을 확대할 수 있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계약 변경을 두고 대상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향후 대상이 청푸를 인수한 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많은 자금을 쏟아부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푸의 자본총계는 2019년 351억 원에서 2020년 213억 원, 2021년 31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계약조건이 변경되기도 했고 현지 기업결합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분취득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청푸 인수를 통해 라이신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려고 한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한 사료의 첨가제로 대상 소재사업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상 군산 공장의 라이신 생산량은 연간 15만 톤인데 청푸 공장의 라이신 생산능력은 연간 50만 톤 규모다. 또한 청푸는 중국 내 최대 옥수수 생산지인 헤이룽장성(흑룡강성)에 위치해 원료조달 및 판매에서도 최적의 입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청푸 지분 인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대상의 라이신사업 재도약 계획도 늦춰지고 있다.
대상은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 개발에 성공해 세계 3대 라이신 기업으로 성장했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라이신사업부문을 독일의 화학기업 ‘바스프’에게 9천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바스프가 2007년 국내 화학기업 백광산업에 라이신사업을 다시 넘겼고 2015년 대상이 1207억 원을 들여 백광산업을 인수하면서 라이신사업부문도 되찾았다.
그때부터 대상은 신성장동력으로 라이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CJ제일제당 등 기존 경쟁사들을 쫒아가는 처지에 머물러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이 2020년 9월 라이신 생산과정의 미생물 발효공정과 관련해 100억 원 규모의 특허권 침해소송을 대상에게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소송은 2021년 12월 당사자 합의로 마무리됐다.
대상은 2018년 청푸와 100억 원 규모의 라이신 생산 기술이전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며 협력관계를 시작했다.
당시 대상은 청푸와 협력을 통해 두 회사의 라이신 생산을 기존 연간 50만 톤에서 70만 톤으로 늘리고 올해까지 소재부문에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라이신사업부문이 포함된 대상의 소재부문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1조1001억 원에서 2021년 1조2627억 원으로 14.8% 늘어났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