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7-08 16: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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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HEV)차와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경유차를 제치고 20%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사는 각 회사의 상황에 맞춘 친환경차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쌍용차 KR10 디자인 스케치.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주력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관련해 경유차 신차 모델 출시 중단하고 내년부터 전기차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GM에선 전기차 자체 생산 대신 수입 전기차 도입을 늘릴 것으로 보이며 르노코리아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친환경차 전략을 펼친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국내 상반기 사용연료별 자동차 신차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상용차 포함)가 21.3%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1.4% 뒷걸음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만 각각 22.4%, 75.6% 판매량이 증가하며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휘발유차가 12.6%, 경유차는 29.9% 판매량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기준으로 연료별 판매비중을 보면 1~5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비중은 21.6%로 집계됐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첫 20% 돌파가 유력하다는 시선이 많다.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신차 가운데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비중은 2013년 2.2%에서 2017년 6.3%, 2020년 11.1%, 지난해 17.2%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차만 봐도 올해 1~5월 국내 승용차 판매 비중 14.9%로 사상 처음으로 경유차(14.0%)를 앞질렀다.
이에 중견 완성차 3사는 각각의 친환경차 확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신차발표회를 열며 신차 토레스로 경영정상화를 노리는 쌍용차는 국내 중견 완성차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 친환경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박성진 쌍용차 상품개발본부장은 5일 열린 토레스 신차발표회에서 "쌍용차 신차에는 디젤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유차 신차 개발 중단을 공식화한 것이다.
쌍용차는 현재 준대형SUV 렉스턴과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칸), 준중형 SUV 코란도 등 보유 라인업 가운데 절반을 경유차로 내놓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 전환을 본격화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올해 출시한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에 이어 내년 하반기 중형SUV 전기차 신차 U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U100은 토레스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 중국 전기차 선도업체 BYD(비야디)그룹의 배터리 제조 전문기업 핀드림즈인더스트리와 업무협약(MOU)을 맻고 U100에 탑재될 배터리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중반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프로젝트명)을 전기차로 먼저 선보인다. 같은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 픽업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전기차 전용플랫폼도 완성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U100까지는 토레스 플랫폼을 공유하나 전용 플랫폼 출시 뒤로는 이를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U100을 놓고 "가격, 성능, 품질, 디자인 모든 면에서 다른 어떤 동급 모델을 능가하는 혁신적 모델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한국GM은 GM 수입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자체 생산은 내년 출시될 CUV(크로스유틸리티 차량)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해 11월 GM본사의 스티브 키퍼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2023년 출시될 차세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이외에 한국GM에서 전기차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에 한국GM은 해외에서 검증된 본사 차량을 들여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한국GM에서 수입판매하는 모델 볼트EV와 볼트EUV. <한국GM>
GM 본사는 지난해 10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분야에 350억 달러를 투입해 3만 달러 이하 SUV, 신형 뷰익, 초고급 세단 등 30종 이상의 새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GM브랜드 데이'를 열고 "한국GM도 2025년까지 전기차 10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해 고객들에게 전기차 선택의 폭을 넓히며 국내 수입 브랜드 가운데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우선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뒤 전기차로 넘어가는 단계적 친환경차 전환 전략을 펼친다.
르노코리아는 중국 길리그룹 및 르노그룹과 함께 2024년 출시하는 하이브리드 신차(내부 프로젝트명 '오로라')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 때까지는 별도 새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르노코리아는 유럽에서 먼저 내놨던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해 안으로 국내에 내놓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GM과 달리 르노그룹에서 수입한 전기차모델 출시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르노그룹의 주력 차종이 소형이어서 중대형을 선호하는 한국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르노코리아는 2024년부터 2005년까지 하이브리드 신차를 생산하고 전기차는 2026년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가 아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가는 중간 단계로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에는 전기차 보급이 상대적으로 느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성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드블레즈 사장은 "2026년 한국 전기차 시장 비중은 20%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때까지도 80%가량은 내연기관차라는 얘기가 된다"며 "한국시장에 한해서 2026년에 전기차를 출시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