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장과 신한은행장이 이상 외환거래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조사에서 이상 외환거래에서 은행의 과실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은행 내부통제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시중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이상 외환거래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외환거래법이나 자금세탁방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뺀 나머지 시중은행에도 이상 외환거래가 이뤄진 일이 없었는지 자체 점검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상 외환거래 정황이 포착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금감원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모두 과실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의혹의 눈초리도 완전히 떼낼 수 있는 만큼 오히려 결과가 빨리 나오기를 바랄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외환거래를 승인하는 절차 자체가 엄격하고 복잡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당장 자체적으로 과실이 있는지 없는지 100%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아니면 직원 등 은행 관계자가 불법이나 잘못을 저질렀는지 여러 가능성을 추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포착된 이상 외환거래는 일단 규모가 정상적 외환거래로 보기 힘들 정도로 워낙 큰 데다 은행이 이를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선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은행쪽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은행이 제때 감지하지 못하고 이런 사건을 막을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 자체가 내부통제 부실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금융권에서 직원 횡령 사건 등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은행권과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향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진 점도 이런 시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부감사에서 지점 1곳에서 8천억 원대 의심거래에 대한 정황을 포착해 금감원에 보고했다.
▲ 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 앞. <연합뉴스> |
신한은행은 아직 의심거래가 이뤄진 지점이나 규모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이상 외환거래 규모가 1조 원대 이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것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서는 부담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4월 내부직원이 600억 원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던 만큼 추가로 조사가 이어지는 데 부담이 더욱 클 수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우선 금감원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