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신제품 'G5'의 높은 주목에도 불구하고 초반 공급지연과 마케팅비 증가로 스마트폰사업에서 2분기에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LG전자 MC사업본부는 2분기에 G5 출시효과로 흑자전환이 예상됐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에 수율 문제로 제품공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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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송 연구원은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2분기에 영업손실 910억 원을 내며 4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4'와 'V10'의 판매부진이 이어지고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실적반등에 고전하고 있다.
특히 G5의 경우 디자인과 기능에서 차별화해 시장에서 주목받았지만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최초로 적용한 금속외관의 수율을 높이는 데 시간이 걸려 초반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가 장기흥행을 이어가자 LG전자가 G5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케팅비용 투입을 늘리면서 MC사업본부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송 연구원은 "LG전자의 야심작인 G5의 판매가 초반 기대를 밑돌며 MC사업본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초기의 긍정적인 시장반응에 대응하지 못한 패착으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제품경쟁력을 강화한 G5보다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출시전략이 더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폰6S에 3D터치 등 새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해 경쟁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수요를 잠식당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송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며 "G5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도 경영진의 전략 실패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의 수익성 악화에도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가 여전히 북미 등 선진시장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흥행에 성공한다면 전체이익에 대한 기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LG전자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통신사와 원만한 관계 등 스마트폰사업에서 중요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업체들이 사업을 구조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