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은 매출 규모면에서는 아직 현대백화점그룹 내 3위 안에 들고 있지만 성장률이 문제다.
현대홈쇼핑은 1분기 현대백화점그룹 안에서 성장률이 7위에 그쳤다. 현대백화점(36.8%), 현대에버다임(23.7%), 한섬(17.4%), 현대이지웰(16%), 현대그린푸드(12.7%), 현대바이오랜드(5.5%) 등이 앞자리에 위치했다.
현대백화점 등 그룹의 중심 사업부문에게 밀린 것은 그렇다 할 수 있지만 2020년 새로 합류한 계열사 현대바이오랜드에도 뒤쳐진 것은 현대홈쇼핑의 그룹 내 입지를 좁게 만들 수 있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은 경쟁사인 롯데홈쇼핑에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 밀렸다.
현대홈쇼핑은 2021년 기준 매출 1조804억 원을 거뒀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같은 기간 매출 1조1027억 원을 냈다. 약 200억 원으로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롯데홈쇼핑에게 4년 만에 3위 자리를 내준 셈이다.
여기에 홈쇼핑업계 전체적으로도 전망이 어둡다.
늘어난 송출수수료 부담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기업이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는 비용을 말한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공표한 ‘2021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홈쇼핑 기업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가 2조2490억 원에 달했다.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55%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올해도 송출수수료가 10% 오른 2조5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에서도 홈쇼핑업계의 향후 성장 전망을 어둡게 바라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1년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온라인 카드 결제 규모가 2019년과 비교해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중장년층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그동안 온라인 쇼핑에 적응하지 못해 홈쇼핑의 주요 소비계층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은 낮아진 성장성을 극복할 방법을 찾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앞서 8일 SKC&C와 손잡고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물류 관리 등에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
고객 정보 분석을 통한 매출 증가와 재고관리 등을 통한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기존 TV플랫폼의 영향력을 활용하기에 더 수월한 라이브커머스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1년 현대홈쇼핑의 방송판매 매출은 6407억 원으로 2020년(6566억 원)보다 2.4% 줄었고 인터넷 판매 매출은 3542억 원으로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라이브커머스 사업부문의 매출도 1천억 원을 넘었다. 2019년 50억 원의 매출을 낸 것과 비교하면 950% 급증세를 보였다. 누적 시청자 수도 1억 명이 넘어섰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규모는 2020년 4천억 원에서 2023년 1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라이브 방송 전담팀 인력을 10명 더 고용했다. 모두 50명 인원으로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쇼호스트도 운영하면서 운영인력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MZ세대(1980년대부터 2010년 출생 세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예능을 더한 콘텐츠인 ‘현대판 왁장금’을 라이브 방송 채널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가수 왁스씨가 전국의 식품 장인을 찾아 요리를 배우는 방식이다. 요리를 배우며 인기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고 발굴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사내독립기업(CIC)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에버블루, 에이세 등 기존 브랜드를 강화하고 새 브랜드를 발굴하는 등 기존 사업과 다른 미디어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한 별도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쇼핑라이브를 통해 지역 특산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