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세가 앞으로 더 하락할 계기를 여러 차례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가상화폐 시세와 연관성이 큰 미국 증시 및 인플레이션 상황이 언제 나아질 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상자산 규제 강화에 관련한 변수는 아직 시세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증권전문지 마켓인사이더는 21일 증권사 UBS 보고서를 인용해 “비트코인 시세는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한동안 더욱 어려운 구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던 투자자들의 여론이 최근 가파른 시세 하락을 계기로 ‘각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됐다.
UBS는 “그동안 가상자산시장에 퍼져 있던 투자자들의 협동심이 소실되고 있다”며 “이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앞으로 더 큰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여론을 주도해 오던 영향력 있는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UBS는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2017년 수준까지 하락하자 비트코인이 꾸준한 가치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잃고 있다”며 “2만 달러선 붕괴는 여러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금리 인상과 세계 경제성장 둔화, 미국 증시 기술주 하락 등 요소도 가상화폐 시세 하락을 이끄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UBS는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비트코인 시세가 더 하락할 계기를 안게 될 수 있다며 다른 가상화폐의 시세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가상화폐에 잠재적으로 매우 큰 변수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 정부 등 주요 관계당국의 규제 도입 여부도 시세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시세 하락은 아직 규제에 따른 영향을 유의미하게 반영하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되는 만큼 규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세 하락을 더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UBS는 “가상화폐는 아주 다양한 원인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며 “시세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많다”고 분석했다.
다만 UBS는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가상화폐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등 관련기업들마저 앞으로 시장 상황을 두고 부정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일본 거래소 비트뱅크 소속 연구원은 “최근 가상화폐 조정 폭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연준 정례회의 뒤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은 만큼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비트뱅크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지나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 원인을 제공하는 반면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 관계자는 CNBC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가격 반등은 과도한 매도세 뒤 나타나는 단기적 현상”이라며 일시적 시세 상승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