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올해 농심이 연결기준 매출 2조9083억 원, 영업이익 98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보다 매출은 9.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7.6% 감소하는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농심은 2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농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상당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지금 상황이 농심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라면 가격을) 현재 올릴 계획은 없다”면서도 “밀가루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격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말대로라면 농심은 현재 라면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상황을 볼 때 쉽사리 인상 카드를 내놓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5월 식품·외식업계 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물류 부담 증가 등의 위기를 대처할 수 있도록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을 강구하고 있다”며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 목적으로 546억 원의 추경을 편성하고 올해 하반기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정부가 보전하는 대신 업계도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여기에 농심은 이미 지난해 가격을 인상해 일부 소비자단체로부터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라면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받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기준 봉지당 평균 676원이던 신라면 판매 가격은 736원으로 올랐다.
농심은 2021년 기준 점유율 49.5%를 차지한 국내 라면시장 1위 기업이다. 브랜드별로도 신라면(1위 16.9%), 짜파게티(3위, 7.5%), 육개장사발면(5위, 4.8%) 등 많은 제품이 점유율 상위권에 올라 있다.
국내 라면시장 1위 기업인 만큼 소비자단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신 회장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농심이 국내 라면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으면 수익성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바라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은 올해 2분기부터 원가 부담 가중이 눈에 띄고 있다”며 “라면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는다면 농심은 다가올 2분기와 3분기,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30.5%, 13.1%, 15.7% 감소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농심 해외법인은 올해 4월 미국에서, 5월 호주에서 각각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농심 해외법인은 올해 2분기 매출 201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3.12% 늘어나는 것이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