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반도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TSMC의 투자 규모를 따라잡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대만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TSMC가 매출과 순이익을 기반으로 한 투자 여력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는 일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도박’에 가깝다는 것이다.
21일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1년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전체 반도체사업에서 약 23%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188억 달러(24조 원)으로 TSMC 2021년 반도체 연매출의 약 3분의1 수준에 그친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연매출의 약 60%를 시설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투자 규모를 따라잡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망했다.
TSMC는 시설 투자 능력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는 유일한 반도체기업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확실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과 이익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투자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라고 바라봤다.
두 사업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인 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비교적 크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도박’을 벌일 것이라고 볼 근거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아시아에 중심 생산거점을 두고 비슷한 방식으로 파운드리사업을 운영한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는 배경으로 꼽혔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2023년부터 인텔의 연매출을 뛰어넘고 세계 1위 시스템반도체기업으로 도약하며 시설 투자에 따른 외형 성장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시장에서 인텔을 넘고 매출 1위 기업에 올랐지만 약 77%의 매출을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은 처지에 놓여 있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달리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시스템반도체에 오랜 경험도 갖추고 있어 TSMC에 경쟁할 만한 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수율 등 문제에 직면했을 때 내부적으로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활용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TSMC가 앞으로 1~2년 안에 인텔의 매출과 순이익을 뛰어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며 “순수 파운드리업체로서 놀라운 성과”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