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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의 SKT 영토확장, 끝은 어딜까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7-02 21: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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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민의 SKT 영토확장, 끝은 어딜까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영토확장 야망이 무섭다.

KT나 LG유플러스 등 경쟁 이동통신사들이 구조조정을 하거나 시장점유율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신사업과 인수합병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 사장은 최근에만 해도 국내 최초로 LTE 무선통신을 이용한 CCTV 서비스를 출시했고, 한 때 MP3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또 SK그룹을 통해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의 홍하이그룹과 손을 잡았다.

하 사장의 사업영토 확장은 전방위적이다. 의료, 보안, 자동차, 농업, 에너지로 촉수를 뻗고 있다.

하 사장의 이런 광폭행보는 지난 5월 제시한 ‘착한 ICT노믹스’라는 청사진을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기도 하다. ICT노믹스는 하 사장이 SK텔레콤의 향후 30년을 책임지기 위해 제시한 미래 경영전략이다.

하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Economics) 전반과 융합되는 미래가 바로 ICT노믹스시대라고 설명한다. 하 사장은 “미래는 모든 사물과 인간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산업 또한 ICT를 기반으로 융합하고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이동통신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 이번 달부터 전국으로 확대된 광대역 LTE-A 서비스를 비롯해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동통신서비스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하 사장은 그런 SK텔레콤이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통신업체와 장비업체를 나누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섭게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레드오션된 통신시장, 기로에 선 SKT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기존 가입자를 지키고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통신사들의 출혈경쟁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이동통신 3사가 올해 1분기에만 휴대전화 보조금에 투입한 마케팅 비용은 2조4263억 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경쟁사와 품질경쟁을 위한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투입된 비용만 65조5천억 원에 이른다. 통신사들이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을 도입한 2011년 이후 투자 규모는 연간 7~8조 원이나 된다.

이동통신사들이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이동통신 서비스 매출은 2010년보다 5.6% 증가해 23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1.9% 줄어든 3조3920억 원을, 순이익은 44.9%나 감소한 1조8290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수년째 과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인구대비 휴대전화 가입자 비율은 이미 2010년 100%를 돌파했다. 지난해 가입자 수는 5468만840명으로 보급률이 110%에 이른다. 인구보다 가입자가 많다는 얘기다. 통신사들이 가입자 뺏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국내 이동통신사업이 사실상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미 2011년 “통신사들은 더 이상 빨랫줄 장사(네트워크사업)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의 위기는 SK텔레콤도 예외가 아니다. 점유율 50%를 지키기 위해 올해 1분기에만 1조1천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탓에 출혈이 컸다.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7.6%, 전분기보다 50.5%나 줄어든 2524억 원에 그쳤다. 2003년 3조 원을 넘겼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 원으로 감소했다.

SK텔레콤이 지금처럼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 사수에 목을 맬 경우 자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존사업을 지키는 전략으로 수익성 정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ICT노믹스는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하성민의 SKT 영토확장, 끝은 어딜까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2014'에 참석해 SK텔레콤과 동반 참가한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뉴시스>

◆ 속도와 사물인터넷, ICT노믹스의 두 가지 엔진

하 사장이 ICT노믹스시대를 열기 위해 추진동력으로 지목한 것은 속도다. 하 사장은 “5세대(5G) 이동통신은 ICT 생태계 발전과 융합산업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ICT노믹스시대를 선도하려면 지금보다 더 빠른 통신기술을 갖춰야 한다.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려면 대용량 데이터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 사장이 최근 기존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를 가장 먼저 출시해 시장선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하 사장은 2020년까지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최대 1천배 빠른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발표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ICT노믹스의 또 다른 동력원이다. 하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사장이 주목하는 사물인터넷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스콧 브라운 시스코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제5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서 “2020년 500억 개의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시장은 1조9천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사장은 이미 2011년 사내에 국내 통신사 최초로 전담사업팀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9개 중점사업 분야를 선정했다. 자동차와 농업, 에너지, 보안 등이 대표적이다.

하 사장은 사물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9월까지 서울 보라매사옥에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도입하게 되면 그동안 취약하다고 지적받아온 보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관련 기관들과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4월과 6월 각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전자부품연구원(KETI)과 사물인터넷 기술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 하성민의 영토확장, 헬스케어에서 보안까지

하 사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사업은 헬스케어다.

하 사장은 ICT기술과 의료사업을 접목시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이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의료기기 개발업체인 나노엔텍과 티엔롱 지분을 인수한 것도 이러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나노엔텍은 국내 체외진단기기 개발업체이고 티엔롱은 중국 의료기기 전문업체다. SK텔레콤은 병원용 진단기기를 판매하는 한편 중국 헬스케어시장 개척에 나서려고 한다.

SK텔레콤은 2012년 서울대병원과 합작 벤처회사인 헬스커넥트를 설립해 지난해 헬스온이란 서비스를 시작했다. 헬스온은 세계최초로 정보통신기술과 병원 의료 서비스를 연계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전용 측정기를 통해 분석된 건강관리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로 확인할 수 있다.

보안사업도 하 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보안업체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를 인수하며 보안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네오에스네트웍스는 국내 4위 출동경비업체다.

하 사장은 “네오에스네트웍스에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개념을 연계시켜 물리적 보안을 넘어선 종합보안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의 보안사업 진출은 예정된 것이었다고 업계는 본다. 이동통신사들이 보안업체를 인수해 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버라이즌(Verizon)과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도 2007년과 2010년 각각 사이버트러스트(Cybertrust)와 시큐리코(Securicor)라는 보안업체를 인수했다.

  하성민의 SKT 영토확장, 끝은 어딜까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서 SK텔레콤의 유아 교육용 로봇인 아띠를 직접 시연했다. <뉴시스>

◆ 기기사업에도 눈독 들이다


하 사장는 스마트기기사업에도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 사장은 지난달 295억 원에 아이리버 지분 39.57%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이노아이오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말 SK그룹을 통해 대만 홍하이그룹과 손잡기도 했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모두 기기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아이리버는 MP3플레이어와 전자책 단말기, 로봇 등을 팔고 있다. 이노아이오는 초소형 빔 프로젝트 제작 업체다. 홍하이그룹은 세계 최대 주문자상표 부착(OEM) 업체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회사다.

하 사장은 통신사가 더 이상 통신사업에만 주력해서 지속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다 하 사장은 “사물인터넷시대에 통신업체와 장비업체 간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자기 사업영역을 지키면서 다른 사업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싸움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이 주력하는 기기사업은 스마트 앱세서리다. 스마트 앱세서리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스마트기기를 말한다.

앱세서리 시장은 성장정체에 빠진 이동통신사들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무선 액세서리 시장은 올해 4440만 개에서 2018년 2억 개를 넘어선다.

SK텔레콤의 주력 앱세서리 제품에 초소형 빔 프로젝터인 스마트빔과 교육용 스마트로봇인 아띠, 알버트 등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듀오(Duo) 총판과 스마트빔 1만 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유통회사인 JSD와 알버트 3만 대를 정식으로 판매하는 계약도 맺었다.

SK텔레콤은 기기사업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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