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투자 규모가 줄었다지만 외국인투자자는 여전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의 지분을 들고 투자수익을 노립니다.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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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또 다시 국내 주식을 크게 던졌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Fed)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까지 나오는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코스피시장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시가총액 기준)이 3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823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직전 거래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순매도 규모도 직전 거래일 3302억 원에서 2배 이상 커졌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매 거래일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다 16일 처음으로 순매수했다. 하지만 17일부터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등 고강도 긴축 정책에 따라 글로벌 주요국들이 물가인상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에도 속도가 붙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금 이탈에 따라 17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시총 기준 외국인 지분 비중은 30.85%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 39.3%와 비교하면 8%포인트 이상 빠진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며 당분간 외국인투자자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 연준은 7월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이것이 현실화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상단이 1.75%로 같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이뤄지면 미국에서 더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352억 원어치 사고 3950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25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84%(1100원) 내린 5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2.84%(1700원) 내린 5만8100원까지 밀리며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도 새로 썼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2천억 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주가가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9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던졌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383억 원), 삼성SDI(343억 원), LG화학(334억 원), SK하이닉스(-299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