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쓰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외국인의 지분율도 2016년 4월 이후 약 6년2개월 만에 50%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까지 나오는 만큼 당분간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일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84%(1100원) 내린 5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과 동일한 5만9800원에 장을 시작했으나 이내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후 2시 이후 매수물량이 조금 유입되며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장중 한 때 2.84%(1700원) 내린 5만8100원까지 밀리며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도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최근 7거래일 동안 6월16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주가가 빠르게 내리고 있다.
외국인투자자가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1300억 원과 1200억 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자는 26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매거래일 순매도했다. 6월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규모는 2조8천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투자자의 팔자 흐름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투자자는 17일 기준 삼성전자 지분 49.97%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11일 51.82%와 비교해 3개월 사이 1.85%포인트 줄었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 약 6조5천억 원가량을 팔아치운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에서 벗어나 ‘6만 전자’로 가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의 복귀가 필요한 셈인데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이뤄지면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7월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올해 안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상단이 1.75%로 같다.
지속해서 오르는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투자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292.4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293.6원까지 치솟으며 직전 연고점인 15일 달러당 1293.2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후퇴 가능성이 나오는 점도 투자 확대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2023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0조 원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경기침체를 우려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2022년, 2023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0조7천억 원, 49조7천억 원에서 58조3천억 원, 40조8천억 원으로 각각 4%, 18%씩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게 되었다”며 “아직까지는 주로 소비자 수요 둔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