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 공장을 세우는 것을 놓고 일본 정부로부터 4760억 엔(4조5천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일본 정부의 이번 지원이 조건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면 TSMC에 도움될 것이 없다는 대만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20일 중국 현지 매체 집미망에 따르면 전 시티은행 애널리스트이자 유명한 대만 분석가 루싱즈는 “미국과 비교해 일본 정부의 지원금이 많아 보이지만 일본 정부가 조건 없이 지원한 것인지 정부나 기업의 공동 투자가 진행되면서 기술 이전 요구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TSMC가 일본 업체 소니, 덴소와 함께 구마모토현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계획을 승인하고 최대 4조5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에 필요한 투자금액 약 1조1천억 엔(10조5천억 원)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약 43%로 절반 가까이 지원하는 셈이다.
루싱즈는 “일본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가정할 경우 TSMC의 연간 감가상각 비용이 43% 줄어드는 거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기존 감가상각 비용이 전체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면 TSMC의 총이익률이 22에서 26%포인트 상승하고 일본의 높은 인건비 등을 상충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일본 정부가 TSMC 구마모토 공장의 43% 지분을 갖거나 기술적 부분의 지분을 갖는 것 등 조건을 내걸어 TSMC가 갖는 공장 지분이 50%를 넘지 않는다면 TSMC는 일본을 위해 일을 해주거나 기술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루싱즈는 “일본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TSMC에 도움되는 것이 없다”며 “TSMC가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도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TSMC의 모든 해외 투자가 긍정적으로 분석된 적이 없다”며 “이미 지어진 해외 공장과 앞으로 지어질 해외 공장 모두 이익 기여도가 매출 기여도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해외 공장을 통해 매출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TSMC 직원들에게는 이민이나 자녀 교육 한계, 해외 업무 경험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해외 공장 파견근무 신청할 필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루싱즈는 “기존에 대만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근무한 임직원들의 승진 속도가 대만 현지 임직원들보다 빨랐는지 여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