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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재편 본격화, 진에어 중심 통합LCC와 제주항공 맞붙는다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6-14 16: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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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항공업계 재편의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향후 탄생할 통합저비용항공사(LCC)에 자금지원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돼 저비용항공사업계 사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재편 본격화, 진에어 중심 통합LCC와 제주항공 맞붙는다
▲ 진에어 항공기.

14일 증권업계와 항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진칼이 들고 있던 진에어의 지분을 대한항공에 전량 매각하면서 앞으로 탄생할 통합저비용항공사가 대한항공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진에어를 중심으로 저비용항공사도 통합될 것임을 명확히 한 결정이다”며 “대한항공은 진에어 중심의 저비용항공사 통합 과정에서 자금 지원이 용이해졌다”고 바라봤다. 

배기연 메리츠증궈 연구원도 “수직계열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유리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며 “우월한 현금창출능력을 가진 대한항공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2030년 여객시장 정상화까지 진에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한 진에어 주식 2866만5046주(지분율 54.91%)를 대한항공에 약 6048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진그룹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 3곳이 통합해 탄생하는 통합저비용항공사를 대한항공 또는 한진칼 아래에 두는 2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한진칼이 들고 있던 진에어의 지분을 모두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통합저비용항공사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가 현금창출능력이 좋은 대한항공 아래에 놓이면서 향후 진에어를 중심으로 탄생할 통합저비용항공사는 든든한 자금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2022년 1분기 말 별도기준 대한항공이 들고 있는 현금은 4조1천억 원에 이른다. 반면 한진칼이 들고 있는 현금은 1048억 원에 그친다. 

통합저비용항공사가 대한항공이라는 든든한 자금줄을 확보하게 되면서 향후 펼쳐질 저비용항공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저비용항공사가 탄생하면 산술적으로는 단연 압도적인 1위 저비용항공사가 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시장점유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단순 합산한다면 국제선 시장점유율은 38.5%, 국내선은 42.1%에 이른다. 

2019년 기준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의 국제선과 국내선 시장 점유율이 각각 31.6%, 25.6%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는 통합저비용항공사가 제주항공을 크게 앞서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기단 규모면에서도 통합저비용항공사가 앞선다. 

통합저비용항공사가 탄생하면 진에어 25대, 에어부산 25대, 에어서울 5대 등 모두 55대의 기단을 갖춘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반면 제주항공은 2021년 말 기준 항공기 39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합저비용항공사가 시너지를 충분히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1+1+1=3’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해 만들어지는 통합대형항공사가 보유한 노선과 통합저비용항공사가 가진 중복 노선을 정리해야한다면 통합저비용항공사가 가진 노선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경쟁제한성이 있는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해야한다는 조건부 승인을 내건 바 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통합저비용항공사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3곳이 통합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연 간담회에서 “통합LCC 3사가 금방 시너지를 내서 합병이 금방 되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회사별 기종도 다르고 인력, 시스템 등 통합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통합으로 인해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업계 2위로 처진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2위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다시 한번 저비용항공사의 맹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추가로 50대 규모의 B737-8MAX(맥스) 항공기 도입 계약을 맺으면서 역전을 위한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가 가운데 현재 유럽연합, 미국, 중국, 일본 등 4곳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임의신고국가 5곳에서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승인을 받았고 영국과 호주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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