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서울 강남에 자이 깃발을 늘리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GS건설은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이웃한 서초구와 송파구의 재건축, 리모델링 등의 수주전 참전을 적극 검토하는 등 강남3구 도시정비시장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은 GS건설이 수의계약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개포한신아파트는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일원동 재건축 3인방 가운데 첫 번째 타자이다.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GS건설과 시공계약 관련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개포한신아파트는 364세대 단지로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강남구에 속해 있는 데다 학세권, 역세권의 입지 조건을 갖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예상됐다.
실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2021년 9월 진행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외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1차와 2차 입찰에 모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자재값 상승, 시공비 문제 등으로 도시정비시장 출혈경쟁을 경계하면서 한층 신중해진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강남이라는 입지의 가치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개포한신아파트 인근 개포우성7차(1234가구), 개포현대4차(142가구) 등이 재건축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개포한신아파트로 수주실적을 추가하면 인근 재건축 단지들에서도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벌써부터 개포우성7차아파트 단지에 정비구역지정 축하 현수막을 내거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이미 일원동, 개포동에서 대규모 재건축사업들을 수주하면서 입지를 키워왔다.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개포주공8단지는 디에이치자이개포(1996세대)로 재건축돼 2021년 7월 입주했다. 3375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개포주공4단지는 개포프레지던스자이로 2023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개포지구는 강남 개포동, 도곡동, 일원동 등에 걸쳐있는 지역으로 1980년대초 서민주거단지 공급을 위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아파트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개포주공부터 일원현대 등까지 약 2만 가구 규모 아파트 지구가 조성됐다.
그 뒤 정부가 강남을 개발하면서 명문 고등학교 이전 등의 조치를 취해 서민 동네 이미지를 벗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재건축까지 활발해지면서 강남의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원동도 일원현대아파트는 래미안개포루체하임으로, 일원대우아파트는 디에이치포레센트로 재건축됐다. 개포한신, 개포우성7차, 개포현대4차가 남아 있다.
임 부회장은 강남구 개포지구 외에도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 도시정비시장에서 꾸준한 행보를 보이며 자이 브랜드 가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GS건설은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 참여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언급되고 있다.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빠르면 오는 6월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GS건설 관계자는 “방배 신동아아파트는 관심있게 지켜보던 사업장으로 수주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는 지난해 문정건영아파트 리모델링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도 가락금호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은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거니와 윤석열정부 들어서 정비사업 규제완화의 수혜를 입을 대표적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실질적으로도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쌓을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정비사업 현황자료를 보면 10일 현재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사업 332곳 가운데 118곳, 약 35%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 몰려있다.
여기에 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폐지 계획 등을 고려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남에 고급 아파트를 짓고 그에 맞는 분양가를 반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되면 부촌 이미지가 더 강해지고 강남의 가치도 지금보다도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