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 전경.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도시 봉쇄 등 조치를 내린 것을 기점으로 생산거점을 베트남,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베트남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을 하기 유리한 점도 분명히 있지만 원자재나 기초 부품 관련 공급망은 아직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결국 중국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중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10일 중국외교학원 교수가 영국 BBC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글로벌 제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제조업 공급망이 베트남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공급망 규모가 더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베트남이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제조기지로 떠올랐지만 베트남 공장들도 결국 중국 제조업 공급망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한국과 일본, 유럽, 미국 기업을 겨냥한 투자유치 정책과 혜택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점도 베트남의 글로벌 제조기지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현지 공장들도 결국 원자재나 일반 제조장비, 기초 부품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사실상 베트남과 중국의 제조업 공급망이 톱니바퀴처럼 이어져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베트남에 위치한 공장들이 대부분 원료와 원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해 제품을 생산한 뒤 다시 중국과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일부 전자부품은 중국에서 생산된 뒤 베트남에서 조립돼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구시보는 “중국기업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유명 글로벌 브랜드 제품 가운데 중국으로 다시 보내져 판매되고 있는 제품도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베트남은 해외기업이 사업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인정됐다.
환구시보는 가장 먼저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를 꼽았다. 베트남 경제문화 수도 호찌민에 위치한 해외자본 공장 인력의 경우 인당 평균 월급은 1500위안(28만3740원)에서 2900위안(54만8564원) 사이다.
중국에 위치한 해외자본 공장 인력의 평균 월급이 3천 위안(56만7480원)에서 5천 위안(94만5800원)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이 더 낮은 인건비로 기업 영업비용 부분에서 장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 정부가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는 토지임대세, 수도세 등 비용 부분의 정책적 혜택도 해외기업에 매력적이다. 특히 베트남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유럽연합(EU), 미국 등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 수출과 관련해 세관 혜택도 받을 수도 있다.
베트남계획투자부가 공개한 데이터를 보면 올해 1~5월 사이 베트남 현지 기업을 제외한 전 세계 기업들이 베트남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늘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기업은 투자규모 20억6천만 달러로 2위를 보였으며 전체 글로벌 기업의 대베트남 투자금액 가운데 17.6%의 비중을 차지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