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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만 남은' 여당 중진 정진석, '당대표만 한' 이준석과 갈등 폭발

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 2022-06-09 15: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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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사이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차기 당권 주자로도 거론된다.
 
'당대표만 남은' 여당 중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246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진석</a>, '당대표만 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과 갈등 폭발
▲ (오른쪽부터)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박대출 의원, 정진석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연이은 선거 승리와 당내 혁신위원회 출범, 우크라이나 방문 등 이슈로 당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이 차기 당권을 노리고 이 대표를 견제한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9일 이 대표와 정 의원은 며칠째 거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구상을 공개 비판한 뒤 SNS 등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고 있는데 ‘개소리’, ‘싸가지’와 같은 원색적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페이스북에 정 의원을 겨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며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말한 것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주변 사람들이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도대체 왜 간 건가, 좀 뜬금없지 않은가’라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며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적 시선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 응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명한 어록인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에 빗댄 것으로 정 의원이 '개소리'를 거론한 배경이 됐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지방선거 후 출범한 혁신위원회를 향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혁신, 개혁, 변화 언제든 좋은데 갑자기 화두만 던지고 우크라이나로 가버리셨기 때문에 이 혁신이 무슨 혁신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다"며 "최재형 위원장, 천하람 위원으로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 조직과 공천 시스템 개선을 목적으로 혁신위를 띄웠지만 혁신위가 국민의힘 공천 시스템에 실질적 위협을 주지는 못한다는 설명이다. 혁신위가 공천 시스템을 바꿔봤자 차기 당 대표가 얼마든지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혁신위의 핵심은 공천 룰을 만드는 것인데 지금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았다”며 “지금 만들어도 다음에 온 당 대표가 '이거 뭐 만들었어? 알았어'하고 다시 만들면 끝이다”고 바라봤다.

혁신위와 우크라이나 방문 등 이 대표가 다소 타이밍이 맞지 않는 행보를 하는 것을 두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했지만 성 상납 의혹과 당내 견제 세력을 무마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대표의 적극적 행보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설전이 제기된 것도 이 대표를 향한 이러한 주목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떠오른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최다선 의원으로 차기 유력 당권 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5선 의원이다. 2000년 자민련 초선 의원으로 원내 진입한 뒤 원내수석, 최고위원, 상임위원장, 국회 사무총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 부의장까지 여의도에서 할 수 있는 자리를 거의 다 거쳤다. 마지막 남은 것이 당대표로 여겨진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친윤계 좌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곁을 지켰고  대선 이후 자택에서 당선인 신분인 윤 대통령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비공개 만찬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정 의원이 당권을 쥐게 되면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의힘에 확고한 친윤 지도부 체제가 들어서게 된다. 24일경으로 예상되는 이 대표 성비위 의혹 관련 윤리위 징계 논의가 향후 당내 권력 구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 의원은 당장 당권 도전 전망이 나오는 데는 거리를 뒀다.

그는 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당권 투쟁을 한 것도 아니다"며 "명색이 최다선인데 산송장이 아닌 이상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행보에 시비를 걸어서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등 억측으로 연결돼 당혹스러웠는데 그런 것 아니다"며 "이 대표도 당에 기여도가 많은 사람이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정치 선배로서 노파심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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