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강경한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급감했던 원유 수요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도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및 기타 산유국 (OPEC+) 소속 국가들의 원유 증산에도 한계가 있어 당분간 유가가 고공행진하며 정유사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국제유가 안정화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 시각이 퍼지고 있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현지시각으로 6일 1갤런(약 3.8리터)당 4.8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 OPIS는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6월 말까지 갤런당 5달러, 그 이후 6달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소속 산유국들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출 규제에 대응해 원유 생산량을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당 국가들이 지금보다 원유 생산량을 더 늘릴 만한 여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증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힘을 받은 중요한 원인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조치 완화에 따른 중국 제조산업 분야의 원유 수요 증가로 꼽힌다.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조치 등으로 그동안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 국제유가 상승세를 방어하는 효과를 냈지만 이제는 사실상 상승을 방해할 만한 요인이 없어진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된 뒤 여름휴가 시즌이 본격화되며 항공사 등의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증권사 레이먼드제임스는 국제유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정유사들이 석유 생산량을 단기간에 대폭 늘릴 이유도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정유사 및 원유 채굴업체의 인력 부족과 원유 생산 및 정제에 필요한 장비 수급 차질 문제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결국 원유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길 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안정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NBC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현지시각으로 6일 방송에서 현재 미국 증시에 저가매수를 노릴 만한 종목은 정유사 이외에 전혀 없다는 분석마저 내놓았다.
짐 크레이머는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마저 손을 쓰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유사 등 원유 관련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조정기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업종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정유사 주식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이전과 같은 저가매수 전략을 쓰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며 정유사 종목 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S&P글로벌 집계에 따르면 6일 종가 기준으로 세계 증시에 상장된 상위 120개 정유사 및 관련업체 주가 상승률은 연초 대비 26.6%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 핵심 지표인 S&P500 지수가 14.1% 하락한 것과 비교해 뚜렷하게 반대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