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을 ‘바이우비즈(BYOOVIZ)’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바이우비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격이다. 바이우비즈는 단일사용량 기준으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40%가량 저렴한 1130달러에 판매된다.
바이우비즈는 바이오시밀러 특성상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이 증명됐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선두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서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서 최초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허가받았다. 올해 5월에는 한국 최초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고한승 사장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향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루센티스는 미국 제넨텍이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습성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치료제로 2021년 기준 연간 매출 4조4천억 원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10여 개 기업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거나 승인받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안과질환 치료제를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파트너사 바이오젠은 저렴한 가격이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젠이 자체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환자의 3분의 1은 약을 살 여유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오젠은 “바이우비즈는 망막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미국 의료시스템의 비용을 수십억 달러가량 절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 <삼성바이오에피스>
의료계에서도 바이우비즈 등 보다 저렴한 안과질환 치료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의학저널 AJMC는 바이우비즈 출시에 관해 “습성황반변성은 선진국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유럽에서만 2050년까지 최대 77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의료시스템과 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루센티스와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가격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관련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미국을 시작으로 루센티스 4조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유럽에서는 제넨텍의 루센티스 관련 의약품특허 추가보호증명(SPC)이 만료된 뒤 바이우비즈 판매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우비즈 출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한승체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10종 가운데 바이우비즈를 포함한 6종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나머지 4종에 관해서도 임상3상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상업화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초기부터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100% 인수됨에 따라 삼성 바이오사업에서 고 사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