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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지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25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국내총생산(GDP) 통계가 각국의 경제규모와 성장속도를 나타내는 대표지표인 것은 맞지만 최근 경제환경의 변화로 신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생활수준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하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6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7%로 낮췄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총재는 "국내총생산 통계가 지닌 한계점은 향후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새롭게 발표될 때마다 시장의 관심이 많은데 경제성장률 0.1~0.2%포인트 차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특집기사를 인용해 국내총생산통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유튜브를 통해 강의를 들으면 학원에 다닐 때보다 소비자의 효용성은 높지만 수강료를 내지 않아 국내총생산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와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도 직접 언급했다.
이 총재는 "온라인 쇼핑, 인터넷뱅킹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의 후생은 늘지만 시설투자가 감소해 국내총생산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국내총생산 통계는 '양보다 질적인 개념으로 전환'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련 사례로 프랑스를 들었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를 주축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국내총생산의 대안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위원회는 국내총생산에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내총생산이 양적인 개념이 아닌 질적인 개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도 앞으로 국내총생산통계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인터넷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국내총생산 통계 추정방법을 개선해 생활수준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