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2021 광저우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한국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 사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펼치고 차량의 가격 경쟁력도 낮아져 중국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대중간차(다중칸처)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중국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이 계속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간차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로 2017년부터 중국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졌지만 정치적 영향을 제외한다면 한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자 브랜드인 베이징현대자동차다.
베이징현대자동차는 2013년 처음으로 자동차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한 뒤 이를 4년 동안 유지했고 기아와 중국 둥펑자동차 합자 브랜드인 둥펑기아자동차도 2016년 65만 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2017년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1분기 한국 자동차 기업의 중국 판매량은 9만4천 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3% 줄었고 전체 시장점유율은 1.56%에 그쳤다.
한국 브랜드 자동차는 한때 중국 시장점유율을 10%까지 차지했지만 현재는 2%에도 미치지 않는 셈이다.
대중간차는 “한국 기업들은 독일이나 일본 자동차 브랜드와 다른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중국시장을 공략했었다”며 “중국 기업들이 초기에는 한국 브랜드를 벤치마킹하다 지금은 오히려 추월에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국 자동차 기업은 가격 경쟁력만 좋고 독일이나 일본 기업보다 브랜드 파워, 기술력에서 떨어진다는 인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자동차 출시를 확대하자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전기차 출시 시점을 늦추고 있는 점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대중간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기술력과 모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오히려 소극적”이라고 보도했다.
최동우 베이징현대자동차 대표가 올해 초부터 중국시장 전략을 바꾸고 스마트화, 전기화 자동차 모델 라인업으로 현지화 전략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한국 브랜드는 이미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등 인기모델은 2023년에서야 중국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기아 EV6는 2027년에서야 중국시장에 들어간다는 점 등이 예시로 언급됐다.
대중간차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중국에 전기차 모델 출시를 늦추는 반면 미국에서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려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속도와 잠재력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중간차는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더라도 이미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점이 중국시장 공략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는 태도 변화를 불러왔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