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몰에서 철강제품을 판다고? 맞다.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동국제강에 이어 현대제철까지 온라인몰 운영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철강 시장은 지금껏 B2B(기업간 거래)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는데 철강업체들은 온라인몰 운영을 통해 고객군을 넓히고 유통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스틸트레이드.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테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올해 말 온라인 유통플랫폼 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이 계획대로 올해 말 온라인 유통플랫폼을 내놓으면 국내 철강업계에서 ‘매출 톱3’ 기업이 모두 온라인몰을 운영하게 된다.
포스코는 이미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재 온라인 판매 플랫폼 ‘스틸트레이드’를 운영할 뿐 아니라 철강 전자상거래 유통사들과 함께 온라인 철강 비즈니스 생태계도 구축해뒀다. 특히 온라인 판매 전문법인 ‘eSteel4U’(이스틸포유)까지 설립하면서 온라인 철강 거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온라인 철강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동국제강은 2021년 5월부터 ‘스틸샵’을 통해 온라인에서 철강재 일부를 판매하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동국제강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으로 판매대상을 넓혔다. 이뿐 아니라 올해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온라인 유통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국내 철강사들이 기존 B2B 중심에서 온라인몰로 판매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한 데 발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철강회사들은 대규모 거래처인 대형 건설사나 조선사, 완성차업체 등과 대면영업 방식으로 거래를 했다. 그 외 물량은 주로 철강전문 유통사로 넘겨 매출을 일으켰다.
물론 일부 업체들이 일찌감치 온라인몰을 통해 거래를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영업을 단순히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년 넘게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대면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 고객들도 온라인몰 구매 경험이 점차 증가하면서 철강업계도 이커머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온라인몰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개인 고객으로 거래처를 확대해 이른바 '롱테일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비록 물량은 적지만 여러 품목을 주문하는 고객 숫자가 늘어나면 매출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 동국제강이 운영하는 스틸샵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동국제강은 이런 소규모 고객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몰에서 전문 상담부터 견적, 소량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제조실행시스템(MES)을 적용해 고객이 실시간으로 구매 가능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스틸리온은 일반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컬러강판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온라인몰에서 일반 고객들에게 맞품 인테리어 소품이나 액자, 기념패 등을 판매한다.
철강업계 비즈니스모델이 기존 B2B에서 점차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넓어지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몰 확산으로 철강업체들의 철강 유통시장에서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철강업체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등의 고객까지 직접 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철강전문 유통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몰을 통해 고객층이 확대되면 철강 재고와 원재료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뿐 아니라 맞춤형 서비스를 더해 판매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