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LB생명과학이 인수합병 대상을 의료기기용 플라스틱기업으로 구체화했다.
HLB(에이치엘비)그룹이 이를 통해 바이오사업 생태계를 어떻게 확장해 나가려고 하는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7일 HLB생명과학은 기재정정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의료기기 플라스틱 제조기업 등 당사와 동반성장과 체계화된 운영이 가능한 최적의 인수대상을 선별하고 있다”며 “수익의 안정성, 향후 관련 사업의 성장성,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HLB생명과학은 올해 초부터 대표이사와 재무책임자가 포함된 인수검토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인수 대상을 물색해왔는데 최근 후보군이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HLB생명과학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HLB생명과학은 계열사를 포함해 에너지사업, 의약품유통사업, 바이오개발사업 등 3개 사업부문체제로 운영되는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으로 연결기준 영업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이 좋지 않다.
손실 규모도 2018년 80억 원, 2019년 45억 원, 2020년 81억 원, 2021년 185억 원 등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HLB생명과학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자금 1천억 원을 모집하고 이 가운데 타법인 인수목적 자금 600억 원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HLB생명과학은 “수익성을 고려할 때 의료기기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당사의 니즈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관련 생산능력과 네트워크 등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검토 및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HLB그룹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 구조. < HLB > |
HLB생명과학이 인수할 의료기기용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단순히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뿐 아니라 다른 HLB그룹 계열사와 협력할 여지도 있다.
HLB그룹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바이오사업 가치사슬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구축했다. 연구, 비임상, 임상개발, 제조, 유통 등 신약개발 및 상용화의 5단계에 모두 참여할 역량을 갖춘 것이다.
‘HLB 생태계’에는 의료기기 분야도 포함된다. HLB는 최근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업체 에프에이를 인수해 헬스케어사업부로 출범했다. HLB 산하 화진메디스, 화진메디칼은 주사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여기에 의료기기용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더해지면 HLB그룹은 의료 관련 소재 역량도 일부 내재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HLB생명과학은 구체적인 인수시기 및 인수가격 등 인수합병에 필요한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만약 인수 대상의 가치가 타법인 인수목적 자금 600억 원을 웃돌 경우 HLB생명과학 내부 운영자금을 통해 충당하거나 추가 자금 조달이 발생할 수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