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기준금리가 최대 연 2.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치와 관련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으니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수준이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2월에 비해서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1% 이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시장이 예상하는 기준금리가 2,25~2.5%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당분간 물가를 중심에 놓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당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방 위험이 있고 경기 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다만 2.7%라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여전히 잠재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기본 가정은 유가가 연말 들어 점차 떨어지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공급망 교란 요인이 정상화된다는 것이다”며 “이런 가정하에 물가를 예측해보면 앞으로 수개월은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이 나올 것으로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추세를 보면 물가의 정점이 상반기가 아닌 중반기 이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국제 곡물 가격 오름세가 유지되면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4%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예측으로는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 부담은 3조 원, 기업 부담은 2조7천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며 “취약계층 위험에는 정부의 여러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