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 배터리업체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에도 중국 배터리산업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중국언론의 주장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에 핵심 기술을 공유할 가능성은 낮다는 이유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논평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업체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지만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21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두 국가 사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성과를 강조하면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목적을 두고 한국 배터리업체의 미국 내 생산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체 기술 확보를 목표로 둔 미국 정부의 거만한 태도가 다른 국가에서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의 약 1/3을 차지하는 한국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미국에 새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과정에서 미국 고객사와 한국 배터리업체들 사이 이해관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고객사들은 한국 협력사들이 배터리 관련한 기술을 적극 공유해주기를 바라는 반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영업비밀을 지키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은 반도체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이르는 공급망을 모두 직접 관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해외 기업들과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런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자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국의 노력은 중국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첨단 기술력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시도를 강화한다고 해도 중국기업들이 갖추고 있는 장점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과 기술 연구개발, 배터리 제품화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들도 오랜 사업 경험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뚜렷한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런 장점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산 배터리 원재료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앞으로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CATL과 같은 중국업체는 배터리업계 선두주자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 지배력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