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투자 규모가 줄었다지만 외국인투자자는 여전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의 지분을 들고 투자수익을 노립니다.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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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17일 장중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1분기 실적 부진에 3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일어난 점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을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7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160억 원어치 사고 550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09%(5천 원) 하락한 15만7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전해진 30억 원 횡령 사고 소식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내부 감사를 통해 영업담당 직원 3명이 30억 원 규모의 횡령을 저지른 사실을 적발했다.
횡령에 가담한 직원들은 거래처가 지불한 상품 대금을 빼돌리거나 허위로 견적서 및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수법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액 대부분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을 향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실적도 후퇴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650억 원, 영업이익 1580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10% 줄었다.
현대중공업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288억 원어치 사고 596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308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4.33%(5500원) 내린 12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3월7일 이후 2달 넘게 매 거래일 현대중공업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50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 매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장 시작 전 현대중공업 주식 150만9천 주(1.7%)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현대중공업이 편입된 데 따라 한국조선해양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이 약 80%로 국민연금(6%)과 우리사주(4%) 지분율을 감안하면 실제 유통 주식 수는 10%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LG전자(-281억 원), LG생활건강(-261억 원), LG화학(-165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158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후성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후성 주식을 50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후성 주가는 16.18%(3300원) 상승한 2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분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낸 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후성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586억 원, 영업이익 524억 원을 냈다. 2021년 1분기보다 매출이 151% 늘고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했다.
이밖에 엘앤에프(242억 원), SK텔레콤(196억 원), 기아(147억 원), 포스코홀딩스(139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1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장중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