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을 다시 되찾아 오려 한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초 컨소시엄에 참여해 따낸 부곡2구역의 시공권을 잃었는데 한 사장은 단독으로 재도전해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부산에서 더샵의 브랜드 가치가 건재함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싸고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한 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부곡2구역 재개발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279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19개동 2029세대를 건축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는 6천억 원 규모다.
조합원수는 940여 명에 불과해 일반분양이 1천 세대가 넘는다. 그만큼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은 오는 5월31일에 마감된다. 지난달 1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DL건설, HJ중공업, 동원개발 등 8개사가 참석했다.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은 이미 홍보관까지 완성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들 3개 건설사가 실질적으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사장은 이번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몇 달 전 해당 사업지에서 시공사 계약이 해지된 아픔을 씻어내려고 한다.
앞서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월 당시 대표시공사였던 GS건설을 비롯해 컨소시엄 회원사인 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와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은 시공단에 이주비 추가지원, 조합원 분양가 할인, 미분양시 건설사 100% 변제 책임 등 여러 조건들을 제시했는데 시공단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예전에 한 팀이었던 GS건설과 경쟁 상대로 만났을 뿐 아니라 새로 삼성물산까지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 사장은 이번 수주전을 통해 잃어버린 도시정비사업의 탈환을 넘어 주택 브랜드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시공능력평가 1위, 3위, 4위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2위인 현대건설과 5위 대우건설은 ‘디에이치’와 ‘푸르지오 써밋’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요컨대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시공능력평가 5위 내에 든 건설사들끼리 한판 승부를 펼치는 셈이다.
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브랜드 강화를 강조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할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GS건설의 자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1~3위를 오르내리며 최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더샵은 4~8위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에 더해 브랜드 순위까지 포스코건설이 두 건설사에 조금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포스코건설은 부산의 부유층 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 곳곳에 대규모 더샵 단지를 세운 데다 부산 랜드마크인 해운대 엘시티 시공사라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산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장은 부산 공략을 꾸준히 이어와 2020년에는 사업비 9천억 원 규모의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지난해에는 1조2천억 원 규모의 서금사촉진5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이 삼성물산과 GS건설을 누르고 부곡2구역을 수주한다면 부산에서만큼은 더샵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부곡2구역은 오랜 기간 관심을 기울여 온 사업지인만큼 조합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제안서와 함께 본 입찰에 참여해 최고의 명품 아파트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