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G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예정자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쌍용차 인수예정자 선정 경쟁은 사실상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구도가 형성돼 있는데 KG그룹이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도 손잡으면서 자금 동원 능력에서 더욱 앞서게 됐다는 것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지는 쌍용차 매각 절차에서 이르면 13일 KG그룹과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EL B&T) 등 3곳 가운데 인수예정자가 선정된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인수예정자와 먼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다음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예정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매수후보가 나타나는 지를 따져본 뒤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쌍용차는 우선 3곳 후보 가운데 인수예정자를 선정한 뒤 5월 말에 공개입찰 공고를 내고 6월까지 최종 인수자와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쌍용차 인수예정자 선정 경쟁은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물론 이엘비앤티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엘비앤티는 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과 손을 잡는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자금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엘비앤티는 지난해 진행됐던 쌍용차의 첫 매각에서도 공개입찰에 참여해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내고도 자금 증빙을 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경쟁에서 에디슨모터스에 고배를 마셨다.
에디슨모터스가 잔금 납입을 하지 못해 인수계약이 해지된 만큼 이번 인수예정자 선정 경쟁에서도 관건은 자금 동원 능력이 꼽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KG그룹이 후보군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평가됐는데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 막판 컨소시엄을 이루면서 경쟁에서 더욱 앞서게 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애초 파빌리온PE는 컨소시엄을 꾸려 독자적으로 예비실사에 참여했으나 KG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쌍방울그룹은 그룹 계열사와 KH필룩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다만 쌍용차 인수 참여를 결정할 당시 KB증권이 자금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하면서 자금력에서는 KG그룹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빌리온PE의 힘을 더하지 않더라도 애초 KG그룹은 자금력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여겨졌다.
KG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KG케미칼은 2021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3636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계열사 매각 대금 5천억 원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이를 모두 더하면 8천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파빌리온PE까지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구주 인수자금뿐 아니라 운영자금 조달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 매각가가 최대 6천억 원선으로 예상된다는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G그룹은 자체 자금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 추가 합류는 운영자금 확보에 크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개발 등 막대한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물론 쌍용차가 스토킹호스 방식에 따라 앞으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만큼 더욱 탄탄한 자금력을 갖출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KG그룹이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 손잡은 것은 쌍용차 인수 의지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물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KG그룹이 가장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