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생존을 위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모두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지만 두 해운사 가운데 하나만 살릴 수 있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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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
20일 해운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 구조조정 상황이 급박하게 이어지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두 회사 모두 용선료를 낮추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두 회사 모두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내 해운업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국적선사 하나는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법정관리로 갈 경우 그동안 구조조정을 지휘한 산업은행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대상선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진해운보다 회생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지금 최악의 위기에 몰려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해외선주와 진행한 마지막 용선료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음 협상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지난 19일 나머지 해외선주들과 열려 했던 화상회의 형식의 컨퍼런스콜도 취소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협상이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로 5월31일과 6월1일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용선료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사채권자 집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일단 용선료협상 마감시한이 미뤄지면서 당장 법정관리행은 피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선주들과 협상을 계속 하고있다"며 "이번 주말이 지나고 다음주가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내세운 3가지 조건 가운데 2가지를 충족하면서 한시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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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
새로운 해운동맹에 합류했고 첫 번째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에도 성공했다. 첫 채무조정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남은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현대상선보다 낮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당시 신용보증기금이 현대상선 채권단에 남고 한진해운 채권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증권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지만 한진해운은 팔 만한 자산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한진해운의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도 한진해운이 더 크다. 한진해운의 총차입금은 5조6천억 원, 현대상선의 총차입금은 4조8천억 원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현대상선보다 상황이 나아진 듯 보이지만 해운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어느 한 쪽도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