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내놓을 추가 자구안에 인력감축 방안을 담을까?
정 사장은 그동안 인위적 감원은 없다고 못박았으나 정부와 채권단의 자구압박에 이런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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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20일 추가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하기로 했으나 이를 다음주로 미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에 일부 사업분사, 자산매각 외에 추가 인력감축 방안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자구안 제출을 다음주로 미뤘으며 인력감축 방안이 담겼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4조2천억 원의 지원을 받았다. 당시에도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았으나 올해 수주절벽이 심화하면서 더욱 강도 높은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인력을 감축하고 보유주식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했다. 삼성중공업도 17일 밤 1500명의 인력을 줄이고 거제삼성호텔 등 부동산 자산매각, 설비감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자산매각이나 조직효율화 외에 감원카드를 들고 나온 만큼 대우조선해양도 정부와 채권단의 감원 압박에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사장은 인위적 감축 대신 퇴직 등 자연감소를 통해 2019년까지 현재보다 2300명가량 줄어든 1만 명 수준으로 인력을 줄이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진 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감원에 나서면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10일 노조와 단체교섭 상견례에서도 추가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감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당시 "인력, 임금, 설비 규모 조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방안을 5월 말 내놓을 예정"이라며 "기존 계획 대비 혹독한 자구노력 의지를 반영해야 정부, 채권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의 대출, 보증, 회사채 등 위험노출액은 22조 원이 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 달리 산업은행이 주인인 회사다.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 뒤 3년 안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만큼 부실규모는 물론이고 조직축소와 인력감축 등을 통해 덩치를 줄이려 할 수밖에 없다.
주목되는 것은 감원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700명가량을 내보냈다. 현대중공업은 추가 자구안에 전체인원의 10% 수준인 3천 명의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사 가운데도 구조조정 태풍의 진앙지로 꼽히는 만큼 대우조선해양도 최소 현대중공업 수준에서 10%가량 인력을 줄인다고 가정할 때 최소 1천 명 이상의 인력감축안을 담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기준으로 직원 1만2819명을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