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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도 초격차 도전 받아, 이정배 차세대 12나노 개발 총력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5-10 15: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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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초격차(결코 따라올 수 없는 격차)' 전략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12나노미터(12.8) D램’ 개발에 속도를 내 경쟁자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램도 초격차 도전 받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5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정배</a> 차세대 12나노 개발 총력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2나노(1b) D램’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양산 시점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D램 기업들은 선폭 미세화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세화 정도에 따라 D램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이 높아지며 생산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0월 4세대 14나노(1a) D램 양산에 성공했고 현재 그 다음 단계인 5세대 12나노(1b) D램을 개발하고 있다. 12나노 D램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3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개발팀도 D램 선폭을 단기간에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D램 개발 전문가인 이정배 사장이 12나노 D램 개발을 건너뛰는 대신 장기적으로 6세대 11나노(1c) D램을 개발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는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과거 28나노 D램 양산을 포기하고 25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한 것과 같은 전략을 다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개발 계획을 변경했다는 풍문은 4월에 열린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언급됐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D램 공정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정 난이도 상승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D램에 도입했다”며 “EUV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다보면 일부 개발 계획도 변경된다”며 12나노 D램 개발과정이 쉽지 않음을 일부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12나노 D램 개발 계획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수율 안정성과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디자인으로 최적화해가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비슷한 상황은 과거에도 발생해왔다”며 “이번에도 역시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12나노 개발 계획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UV(극자외선) 기술은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공정에서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활용해 더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극자외선 공정은 기존 심자외선(DUV) 공정과 비교해 미세한 회로를 정밀하게 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공정의 수와 공정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다만 D램에서는 새롭게 도입된 기술인만큼 실제 적용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램도 초격차 도전 받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5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정배</a> 차세대 12나노 개발 총력
▲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반도체장비 이미지.
삼성전자가 난관에 봉착한 사이 경쟁자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D램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2021년 6월 세계 최초로 14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을 흔들기 시작했다.

비록 극자외선을 사용한 삼성전자와 달리 마이크론은 심자외선 공정을 활용해 14나노 D램 양산을 시작했지만 대량생산에 먼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힌 것은 맞지만, 칩 사이즈 등 세부 기술을 따져보면 아직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왔다고 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극자외선 기술을 앞세워 2022년에는 더 치고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SK하이닉스도 14나노 D램의 양산에 가장 먼저 극자외선 공정을 도입하면서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 12나노 D램의 개발 성공여부는 향후 기술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반도체 선폭이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미세화되면서 공정 난이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선폭을 줄이는 개발 기간은 더 길어지고 훨씬 어려워졌다”며 “이 과정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세부적인 기술력을 살펴봤을 때 여전히 경쟁사보다 앞서 있으며 EUV 장비 도입 대수나 투자 규모 등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정배 사장은 삼성전자 D램 개발 역사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만큼 삼성전자의 기술우위를 지킬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이 사장은 1995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설계팀에 입사했다. 이후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설계팁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램개발실장 등을 거친 삼성전자에서도 손꼽히는 D램 전문가다.

이 사장이 D램 설계를 맡던 2009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40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했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30나노급 D램을 선보이며 1년 만에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치를 넘는 개발 속도를 보여줬다. 

또 2019년 세계 최초로 3세대 15나노급(1z) D램 개발, 세계 최초 12기가비트(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 등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해 메모리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올해 3월에는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선임돼 책임과 권한이 더 강화됐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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