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에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대한항공은 수익성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부진한 실적을 냈다.
저비용항공사의 공세에 대한 대응에서 두 회사의 실적이 갈렸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약진 속에서 대형항공사로서 입지가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 대한항공, 대형항공사 부동의 입지 굳혀 순항
대한항공은 1분기에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70%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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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대한항공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1분기 유류비가 지난해 1분기보다 40% 감소한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와 함께 노선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승객을 늘린 점도 눈에 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수송승객이 지난해 1분기보다 11% 늘었다. 노선별로 일본은 15%, 중국은 10%, 대양주는 10%, 미주는 9%, 동남아는 8% 등 대부분 노선에서 승객이 고르게 증가했다. 국내선 승객도 5% 늘었다.
대한항공이 장거리노선과 프리미엄 서비스 등 대형항공사의 특성을 살리면서 저비용항공사에 크게 수요를 빼앗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전망도 비교적 밝다. 항공업 본업의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열사 지원에 따른 부담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원에 따른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투자한 금액에 대한 손실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1분기 당기순손실을 봤다.
한진해운은 최근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경영권이 그룹의 손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대한항공이 추가적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할 가능성이 낮아져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보탬이 될 수 있다.
◆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에서 주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공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에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 후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에 수송승객이 지난해 1분기보다 늘었고 이에 따라 여객매출도 상승했다. 하지만 화물수송이 부진해 실적이 후퇴했다.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화물수송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여객부문 성장으로 이를 만회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여객부문에서 화물부문 부진을 만회할 만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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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여객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수송승객을 지난해 1분기보다 3.6% 늘렸다. 전체 항공여객이 12% 증가한 데 비해 성장폭이 적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에서 부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국내선 승객은 지난해 1분기보다 1.8%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에서 승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선은 대형항공사가 저비용항공사와 비슷한 노선을 운항하며 직접적으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와 대한항공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용을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과정에서 탑승 승무원 숫자를 줄이고 기존 제공하던 서비스를 간소화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지만 여객 입장에서는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택할 이유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에어서울의 출범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처럼 수익성이 높은 항로에 집중하고 단거리 국제선과 국내선 일부를 에어서울이 운항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대형항공사의 모델로 운항할 경우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에어서울을 투입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에어서울의 활발한 활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