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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네이버 제페토 반짝일까, 엔데믹에도 메타버스 성공 가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05-0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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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열풍'이 우리 사회에 불러온 여러 변화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대답이 전부 다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아마 ‘메타버스’를 꼽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과연 코로나19 팬데믹의 특수성 속에서 탄생한 ‘반짝’일 뿐일까, 아니면 앞으로 쭉 지속되는 문화와 기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특히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해외의 메타버스가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얻고 있는 국산 메타버스, 네이버 ‘제페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메타버스가, 그리고 제페토가 성공을 이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이미 단순한 가상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를 단순한 IT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양면시장’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상규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양면시장의 정의 및 조건’이라는 논문에서 양면시장을 “서로 다른 두 타입의 이용자집단이 플랫폼을 통하여 상호작용을 하며 이 때 창출되는 가치는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의 영향을 받는 시장”이라고 정의했다. 

카카오톡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초기에 메신저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라는 한 종류의 소비자만 상대하는 ‘단면시장’에 위치해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카카오톡 서비스를 살펴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쇼핑라이브 등등 여러 가지 ‘서비스 제공자’들과 기존 메신저 이용자들을 동시에 상대하는 ‘양면시장’으로 넘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기 카카오톡이 위치한 단면시장은 카카오<->이용자의 구도라면 현재 카카오톡이 위치하고 있는 양면시장은 정보제공자 <-> 카카오 <-> 이용자의 구도인 셈이다.

모든 플랫폼사업은 초기에는 단면시장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양면시장의 다른 한 쪽, 페르난도 F. 수아레즈 보스턴 노스이스턴대학교 교수의 플랫폼 이론에서 ‘보완세력’이라고 불리는 존재를 획득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수익은 ‘보완세력’과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데서 나온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보완세력 확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제페토는 이미 이 과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은 제페토의 성공 방정식에서 큰 변수가 아니게 됐다는 이야기다.

제페토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B2B분야는 매우 많다. 구찌, 나이키 등의 명품, 패션 기업, 그리고 아이돌을 제작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콘텐츠 기업 등이 대표적으로 제페토에 들어와있는 ‘보완세력’들이다. 

이에 더해 제페토의 ‘보완세력’ 확대가 굉장히 넓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분야가 있다. 엔데믹, 리오프닝 수혜의 대표주자인 여행업이다.

제페토는 예전부터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본 뜬 메타버스 공간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행업계에서 관광지 홍보 등의 목적으로 제페토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다. 여행사를 넘어 정부, 지자체, 기관들까지 제페토의 ‘보완세력’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관광거점도시(부산, 목포, 안동, 강릉, 전주) 5곳을 각각 제페토에 구현했다. 또한 문체부와 함께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전통놀이를 제페토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와 문체부는 2021년 12월8일 해외 잠재 관광객의 방한 여행심리 회복을 위해 인기 걸그룹 에스파, 브레이브걸스 등을 초청해서 제페토 안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자체도 움직이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2022년 역점 시범사업 가운데 하나로 메타버스 사업을 꼽았는데 여기에도 제페토가 포함돼있다. 경상북도는 제페토 안에 경상북도의 주요 관광지들을 구현하고 이 곳을 무대로 활동하는 지역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심지어 여행사가 아닌 민간기업들도 사업과 사업장의 홍보를 위해 제페토를 활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포스코다.

포스코는 네이버와 협력해 포항의 명소인 Park1538의 주요 관광지, 수변공원, 역사박물관, 홍보관, 명예의 전당 등을 제페토에 구현했다. 물론 포스코를 홍보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들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여행업이 제페토의, 메타버스의 미래다! 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여행업은 제페토, 메타버스가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일 뿐이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그 어떤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제페토가 주목받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전부 제페토를 예시로 들어 이야기했지만 이는 메타버스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메타버스라는 트렌드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고 해서, 제페토가 반드시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제페토가 현재 국산 메타버스 플랫폼 가운데 가장 성공에 가까이 와있는 것은 맞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던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만릿길인 셈이다.

네이버의 제페토가 과연 메타버스가 단순히 ‘비대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한국 최고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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