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는 왜 김포공항 면세점 임대료의 고집을 꺾지 않을까?
공항공사는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김포공항 면세점이 3차례나 유찰됐지만 4차 입찰에서도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고 공고를 냈다.
|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공항공사는 확장되는 면적에 대해 영업요율을 적용할 것이기 때문에 임대료 인하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와 면세점업체들이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임대료 문제를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포공항은 16일 4차 입찰 공고를 내면서 1~3차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최소 임대료 기준을 당초 금액 그대로 DF1구역 295억 원, DF2구역 233억 원으로 유지했다.
김포공항 면세점은 격리대합실 확장공사로 DF1구역은 82.9%, DF2구역은 69.2% 면적이 늘어나게 돼 임대료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이에 앞서 진행된 3차례 입찰은 모두 임대료 부담이 커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유찰됐다.
공항공사는 이미 3차 입찰 때부터 늘어나는 면적에 대해서 매출과 연동해 영업요율을 적용할 방침이기 때문에 임대료를 내린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기존매장과 확대되는 매장의 매출을 따로 집계해 확대되는 매장의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받기로 했다”며 “영업요율을 적용할 경우 상당한 임대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1~2차 입찰에는 응찰자가 없었지만 3차 입찰에서는 각 구역마다 1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과 기존 면세점 운영업체들의 영업기간 만료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있다는 점도 공항공사가 최소 임대료 기준을 조정하지 않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 DF1, DF2 구역 면세점은 호텔신라와 호텔롯데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특허가 12일에 만료됐다. 공항공사는 면세점 사업자 결정이 늦춰지면서 두 업체의 운영기한을 3개월 연장했다.
4차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서도 7개 업체가 참여한 데다 공항공사는 이미 임대료 부분을 양보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4차 입찰에서 실제로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이상 임대료를 조정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차 입찰에 응찰한 기업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여전히 임대료 부담이 높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면세점 구역만 넓힌다고 매출이 비례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3차 입찰에서 응찰자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업체들 사이에서 지금 임대료 수준이면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141만283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처럼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상당수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항공사와 면세점업체들이 면세점 임대료를 두고 서로 눈치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