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주목된다.
SK브로드밴드 노조와 CJ헬로비전 노사협의회는 대체로 합병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합병 이후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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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부사장. |
18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안에 대한 협의를 노사협의회 산하 비상대책위원회와 진행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해 10월30일 합병계획이 발표된 직후 만들어졌다. 당시 CJ헬로비전은 정식 노조가 없었다.
이후 올해 초에 CJ헬로비전 정식 노조가 출범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건과 관련한 협의를 노사협의회와 올해 출범한 노조 양쪽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올해 2월 비대위와 합병위로금 협의를 매듭지었고(기본급의 750%) 임시주총에서 SK브로드밴드와 합병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 이후 협의사항은 모두 중단됐다.
CJ헬로비전과 합병 당사자인 SK브로드밴드 역시 마찬가지다. SK브로드밴드에는 정식 노조가 있는데 현재 사측과 노조가 합병문제에 대한 새로운 협의사항을 확정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노조와 CJ헬로비전 비대위는 합병에 대해 큰 틀에서 회사와 의견을 같이 한다.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사업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직원들에게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문제’에 대한 불안감은 SK브로드밴드 노조와 CJ헬로비전 비대위 모두 품고 있다.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 총괄부사장은 지난해 12월2일 “SK는 인수합병을 할 때 ‘직원보호’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며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더라도)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직원은 많지 않다.
SK브로드밴드 노조의 경우 지난해 10월30일 CJ헬로비전 합병계획이 발표된 직후 공지문을 내놓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회사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고용안정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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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CJ헬로비전 사장. |
SK브로드밴드 노조는 고용안정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도 의뢰했다. SK브로드밴드 노조는 “합병 이후 합병법인이 비상장으로 전환하는 데 동의하지 마라”는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CJ헬로비전의 부산사업소 인원 9명이 정식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도 고용불안 문제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병 이후 고용문제가 불거졌을 때를 대비해 노조를 세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노조의 경우 전적으로 사측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SK텔레콤 노조는 이번 인수합병 건을 '노조의 본질적 활동인 조합원의 고용과 복지와는 무관한 경영상의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SK텔레콤 노조는 4월28일 CJ헬로비전 인수를 반대하는 집회를 연 시민연합인 ‘방송통신실천행동’에 LG유플러스와 KT 노조원이 개입됐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