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9200억 원) 입찰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한다면 올해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자리를 일찌감치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합이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듯하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우동3구역 입찰에 참여한다면 쉽게 수주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은 해운대 인근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부산의 대표 부촌 단지인 센텀시티와 맞닿아 우수한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1차 입찰에서 건설사들이 모두 외면했다.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우동 229일대 지하 3층~지상 39층, 2819세대 공동주택을 짓는 것으로 이 지역은 해운대구에서도 알짜부지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뜻밖의 유찰이란 말이 나왔다.
건설사들이 응찰을 포기한 것은 조합에서 서울 강남에 준하는 특화설계 제안, 입찰 보증금 700억 원 현금 납부, 3.3㎡ 당 공사비 600만 원 수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자재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3.3㎡당 공사비 600만 원 수준으로는 높은 품질의 마감재 등이 적용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
2차 입찰 마감은 5월12일까지다. 다른 건설사들은 현대건설을 위해 들러리만 서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조 단위에 이르는 사업이라면 비수도권 광역시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에서 입찰하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조합도 현대건설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사장은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연탄, 철스크랩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자재값 상승의 부담이 적지 않아 조합의 요구에 공사비를 맞추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공사와 갈등을 빚었던 사업장이라는 점도 입찰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공사비 증액 등 사안을 두고 둔촌주공 재건축조합과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2016년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시공단이 전임 조합 집행부와 유착해 부적합한 협력업체를 선정했다는 이유로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고 있다.
그런데 윤 사장은 이런 모든 부담에도 불구하고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무척 탐내고 있을 듯하다.
현대건설은 여러 도시정비사업장에 단독으로 입찰했거나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는 곳도 많아 상반기에만 5조 원이 넘는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9200억 원 규모의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확보하면 신규수주 6조 원이라는 신기록 달성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보탬이 될 수 있다.
윤 사장이 올해 6조 원이 넘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하며 1위 자리에 오른다면 3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며 업계 최초로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게 된다.
이미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로 치고 나갔다.
이 사업의 주관사는 롯데건설이며 총 공사비는 1조900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지분 50%를 쥐고 있으며 5456억 원의 수주를 추가하게 됐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2조2100억 원가량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2위는 1조 8919억 원의 수주를 확보한 GS건설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현장설명회에 참여했고 입찰 및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에 관해 말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내실있는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고 조합에게도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