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2-04-22 08: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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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컬리가 기업공개에서 기업가치로 최대 8조7천억 원가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22일 “컬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려면 PSR(주가매출비율)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사업구조의 유사성 측면에서 영국의 온라인 식료품 유통기업인 오카도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컬리의 기업가치를 최대 8조7천억 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마켓컬리 로고.
주가매출비율은 한 기업의 기업가치(시가총액)를 매출로 나눈 값을 말한다. 주로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에 중점을 두고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도입된다.
쿠팡도 회사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주가매출비율 평가에 기반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었다.
컬리도 마찬가지로 지속적 투자로 아직은 영업손실을 보고 있지만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서 발생하는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가매출비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 연구원은 봤다.
조 연구원은 컬리의 기업가치를 추정하기 위해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 영국 오카도와 비교했다.
오카도는 영국에서 설립된 온라인 식료품 유통기업으로 2000년 4월 설립됐다. 오카도는 오프라인 점포를 단 한 곳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기술력 중심의 물류혁신을 통해 설립 10여 년 만에 영국의 대형마트 테스코를 위협하는 이커머스 강자로 성장했다.
조 연구원은 “오카도와 컬리는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뿐 아니라 인공지능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고 봤다.
컬리가 최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사업에 진출해 새벽배송의 기술 인프라를 국내외 기업 사이 거래(B2B)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이 또한 오카도의 스마트플랫폼인 OSP와 사업구조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오카도는 2022년 기준으로 주가매출비율 밸류에이션으로 2.9배를 적용받고 있다.
컬리의 사업 확장성과 데이터 수익화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컬리가 오카도의 밸류에이션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조 연구원은 봤다.
조 연구원은 올해 컬리의 총거래액이 3조 원으로 전망되는 만큼 여기에 오카도의 주가매출비율인 2.9배를 적용하면 컬리가 최대 8조7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컬리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사업은 아직 구상 단계다”며 “오카도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에 30% 할인율을 적용한 보수적 추정으로도 컬리의 기업가치는 6조1천억 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