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와 캐나다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의 합작회사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이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북미 전기차 부품시장 공략에 나선다.
북미 시장은 LG그룹 배터리 제조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적극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는 곳인 만큼 LG전자로서는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낼 기회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은석현 LG전자 VS(차량용 전자장비사업)본부장 전무가 LG마그나의 멕시코 생산라인 건설을 계기로 VS사업부의 영업흑자 구조를 정착하고 북미시장에서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체계) 부품사업 영향력을 확대하는데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LG마그나가 이번에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라모스 아리즈페 지역에 건설하는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은 연면적 2만5천㎡ 규모로 2023년 준공된다.
새 공장이 들어서는 라모스 아리즈페는 주요 완성차기업을 비롯해 부품회사 공장이 밀집해 있어 영업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
LG마그나의 멕시코 공장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 인버터 등 파워트레인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이로써 LG마그나는 한국 인천, 중국 난징에 이어 세 번째 공장을 운영하게 됐다.
LG마그나의 멕시코 생산거점 마련은 은석현 본부장에게도 의미가 깊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전자 VS사업본부가 내년에 연간 기준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VS사업본부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비용 효율화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올해 하반기에 분기 단위 흑자전환을 이루고 2023년 연간 12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에 완공되는 LG마그나 멕시코 공장까지 힘을 더한다면 북미에서 사업기회를 넓혀 흑자 구조를 안착시킬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LG마그나를 통해 성장속도가 가파른 미국 전기차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은석현 본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미지역에 최초로 구축하는 LG마그나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LG전자와 마그나의 전장사업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하며 미국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50%를 2030년까지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 시장 규모는 배터리사용량 기준으로 지난해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사이에 2025년 시행되는 신북미자유협정(USMCA)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주요 소재와 부품의 75% 이상을 현지 역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 LG마그나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부품을 납품받는 제너럴모터스와 조인트벤처(JV)를 만들어 미국 내 3곳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피아트클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이 합병해 탄생한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도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캐나다 지역에도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격적으로 북미지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은석현 본부장으로서는 전기차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계열사 사이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LG그룹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적 부품과 소재를 수직계열화하고 있다”며 “전장부품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부품을 개발해 고객회사들과 협업관계를 더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