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4-13 17: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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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글로벌 기업 네이버를 선언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내는 매출 비중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를 구글이나 메타와 같은 세계적 IT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최 대표는 이를 위해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지역별 특성에 기반한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1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mup) 행사에서 "네이버는 이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의 시너지를 통해 '멀티플'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나선 공식 행사에서 네이버의 글로벌화를 강조한 것은 전 대표들의 행보와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최 대표 직전에 네이버 사령탑을 맡았던 한성숙 대표는 취임 직후 개최된 여러 행사를 통해 네이버는 기술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2017년 취임 직후 네이버를 이끌 키워드로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으며 2020년에는 ‘사용자가 주도하는 기술 플랫폼 원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에 앞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네이버를 이끌었던 김상헌 전 대표는 법조인 출신 대표로서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네이버의 변화를 주도하는 데 역량을 쏟았다.
이런 점을 보면 최 대표의 이날 발언은 네이버를 글로벌 IT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최 대표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최 대표는 “다양한 사업과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팀네이버’는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10억 명의 사용자와 라인 제외 매출 15조 원, 라인 포함 글로벌 매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라인사업을 합산했을 때 40%다. 이를 5년 안에 10%포인트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 최 대표의 전략에 따라 이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네이버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대표는 글로벌 공략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이 중요하다고 봤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서 3가지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에서는 소상공인 상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하는 커머스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네이버는 최근 야후재팬과 통합법인인 Z홀딩스를 통해 한국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거의 비슷한 '마이스마트스토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 대표는 마이스마트스토어를 놓고 "현재 네이버의 모든 사내독립기업(CIC)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의 유통시장은 한국과 비교해 3배 더 크지만 디지털 침투율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라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일 많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것이 네이버의 영향력 확대를 이끌 요인이라고 꼽았다. 이와 관련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최 대표는 "미국의 웹툰 웹소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지배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며 "미국에서의 콘텐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와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인다.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섞은 형태로 소상공인 생태계 조성과 B2B, 웹툰과 웹소설 관련 사업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유럽의 스타트업들이 '콧대가 높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네이버의 기술력은 이런 유럽에서 협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유럽 유망 스타트업들이 네이버와 협력하는 이유에는 기술력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현지 유수한 파트너 기업들 가운데 버티컬 커머스 영역에서 네이버의 기술과 소상공인 생태계 구축 노하우 접목이 본격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