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헐값에라도 킴스클럽을 매각할까?
이랜드그룹이 6월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앞두고 신용등급 강등을 막기 위해 낮은 가격을 감수하고 킴스클럽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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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킴스클럽 매각은 계열사 기업공개 일정 및 면세점사업 진출과도 맞물려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제시한 3500억 원에 킴스클럽을 매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KR은 미국계 사모펀드로 킴스클럽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사업권과 뉴코아 강남점을 묶어 매각하기로 하면서 매각가격을 최대 2조 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킴스클럽은 지난해 매출 6627억 원을 냈다.
이랜드그룹은 처음에는 KKR에서 제시한 가격에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이랜드그룹이 마음을 바꾼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서둘러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는 늦어도 6월 안에 마무리되는데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기존 채무의 만기를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낮은 가격에라도 킴스클럽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킴스클럽을 3500억에 매각하더라도 부채비율이 200%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부터 끄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03%나 된다.
이랜드월드의 부채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조3728억5100만 원 인데 이 가운데 3조2297억 원가량이 단기차입금 및 사채다. 단기차입금이란 대차대조표의 작성일(결산일)을 기산일로 하여 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한달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도 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을 올해 250%, 2017년 20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만약 킴스클럽 매각대금이 3500억 원대로 정해질 경우 부채비율은 270% 정도로 떨어진다. 부채비율을 250%까지 떨어뜨리려면 매각가격이 5160억 원을 넘어서야 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KKR측과 뉴코아 강남점을 포함해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5월 안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매각가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하반기에 중국법인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자금도 유입되고 계열사 기업공개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랜드그룹은 2018∼2020년에 중국법인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상장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 주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란 상장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